박용진 "국민 안전 관련된 일, 심각하게 고민 해야"
송영길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 보고 논의하자"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정부가 거리두기 4단계를 발표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도 예비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현재 민주당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대선 후보들은 12일 일제히 경선연기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과거 경선 연기에 부정적이었던 추미애 후보와 박용진 후보도 '연기'쪽으로 입장을 선회하자, 송영길 대표는 이날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를 보고 논의하자"며 연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12일, 경선연기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용진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선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며 "지금 방역 당국의 지침은 '국민 2명 이상 모이지 마세요'인데, 이런 상황에서 당이 행사를 강행하는 것을 국민께서 어떻게 보실지 일단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후보는 "예전에도 경선 연기 논란이 있었지만 그때는 당규상의 해석을 둘러싼 유불리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제가 원칙대로 하자고 말씀드렸다"며 "(그러나) 지금은 국민 안전, 사실상 안보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도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연기는)지도부에 물어보는 게 좋겠다"며 경선 연기에 소극적인 지도부를 지적했다. 

그는 "지도부가 후보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며 "과거에 경선에 나간 적도 있는데 원래 후보자들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하는 건데, 어떻게 된 것인지 요즘은 거꾸로 간다. 그런 게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김두관 후보 역시 "선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남부 지방에 폭우가 와서 피해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저희는 대선 경선을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 보기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후보만 입장을 유보했고 다른 후보들은 이 상황이 엄중하다고 생각해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미애·박용진 후보는 지난번에 그냥 계획대로 하자고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 내 대선후보들의 압박이 이어지자 최근까지도 예비경선 연기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송 대표도 "2주간의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를 보고 경선 일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면 그때 하자"며 기존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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