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지난 12일 시작되면서 차기 대권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6명의 본경선 후보가 압축된 가운데 ‘이재명 vs 반이재명’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야권에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반문 빅텐트’ 주도권 경쟁 속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단일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당, 이재명 vs 반이재명 구도 선명...이낙연 추격으로 경선판 요동
민주당의 차기 대권구도는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를 추격하는 타 후보들의 경쟁이다. 당초 이 지사가 ‘1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이 큰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29.9%, 이 지사는 26.9%를 각각 기록했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는 전주 대비 1.5%p, 3.4%p씩 하락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5.9%p 상승한 18.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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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범진보 후보에선 이 지사가 2.4%p 하락한 29.7%를, 이 전 대표는 7.7% 상승한 20.6%를 기록했다. 이 지사가 비록 1위를 유지했지만, 이 전 대표가 2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추격의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이어 추 전 장관 5.8%, 박용진 민주당 의원 4.4%, 정 전 총리 4.0%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지사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공격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발 묶인 권투를 하고 있다”면서 ‘전략적 인내’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저는 본선을 걱정해야 할 입장”이라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우리 내부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다른 후보들은 네거티브도 하지만 저는 포지티브한 공격조차 섭섭하지 않게 해야 할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1위 주자 검증’의 당위성을 내세우며 ‘추격 개시’를 외쳤다. 특히 이 전 대표 지지율 급등으로 기존의 ‘1강 1중’ 구도가 ‘2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선판은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최재형과 단일화 언급...결과에 따라 ‘반문 빅텐트’ 주도권 결정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단일화가 이슈로 떠올랐다.윤 전 총장이 먼저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최 전 원장은 당장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단일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향후 야권의 대선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윤 전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확실히 할 수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야권의 거물급 대선주자인 두 사람의 단일화가 현실화 될 경우 ‘반문연대’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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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감사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미디어펜, 연합뉴스 |
다만 양측 모두 두 사람의 실제 단일화 여부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전 총장의 예비 대선후보 등록을 대리 제출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은 9개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1개의 생각에 동의하면 누구라도 만나서 논의할 용의가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도 "윤 전 총장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계신데, 그 분과의 협력 관계는 좀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자신이 ‘대체제’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며 불쾌감을 에둘러 드러내기도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향후 거물급 원외인사의 단일화가 대권동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모두 국민의힘 입당에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원외 단일화를 이룰 경우 ‘반문 빅텐트’의 구심점에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한 의원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야권 단일화’”라면서 “조직 등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 단일화를 이뤄내야면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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