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11일 “현 정부에 대한 40% 상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고 하는데, 바닥 민심은 과연 그러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는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시켜 청와대 정부라고 한다. 각 기관들이 제대로 주어진 권한과 책임 하에서 일을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서관들이 장관의 장관이 돼서 국정을 쥐락펴락한다”면서 “검찰개혁 하에 검찰을 껍데기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법부, 사법부도 견제와 균형의 3권 분립 원리가 훼손됐다. 여당은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불린지 오래다”라며 “여당 의원들은 헌법기관이라는 점을 잃어버리고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일이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각 부처가 헌법과 법률 내에서 열심히 일하고, 권력기관도 권한 범위 내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 비서실을 보좌하는 고유의 역할만 하도록 비서실 기능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은 다 직접 수행하고 간섭하는 게 아니다. 여러 악기들이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아름다운 지휘자가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지시하고 간섭했던 많은 부분에 분권과 자율의 정신에 따라 총리 등에 위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전 원장은 또 "이 정부는 과거에 매달려 대한민국에 필요한 개혁과제에 소홀했는데 그게 다 다음 정부의 과제"라면서 "노동, 연금 개혁 등 모두가 좋아하지 않는 어젠다다. 당장의 인기보다는 지금 안 하면 이 나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해내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동개혁에 대해 "거대 노조와 함께 조정해야 하는데 노동시장 구조에서 기득권은 전체 노동자의 10분의 1"이라며 "근로자의 일부 계층에서 강고한 조합을 형성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득권 집단인 기성 노조 때문에 피를 보는 국민들, 그 분들의 힘을 모아서 국회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노동개혁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서는 “고용 창출이 없는 기술혁신이 많이 나올 경우, 기본소득이 실질적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단계는 그런 단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도 설득력 있지 않다. 실현 가능하거나 당장 필요한 시스템이 아니다. 가장 어려운 최하위 계층의 복지를 올려주는 게 보수가 취해야 할 자세”라면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돈을 나눠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연 도중 자녀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감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 아이들이 입양되고 자라면서 많이 어려워했지만 잘 견뎌내줬다”고 울먹였다. 

그는 “얼마 전에는 편지로,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학교 같이 지내던 친구들을 바라보면 정말 앞이 깜깜하다고 보내왔다. ‘아빠는 할 수 있잖아. 그 일을 좀 해달라’는 편지를 써줘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