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김기현 중심으로 마련된 중재안 두고 지도부 간 의견차
이준석, '윤석열 통화 녹취록' 유출...'돌이킬 수 없는 강' 우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오는 18일 첫 대선 예비후보 정책토론회 개최 여부를 두고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경선준비위원회의 월권 논란이 일자 선거관리위원회 출범 이후 토론회를 개최하자는 중재안이 나왔지만 오히려 당 지도부가 이를 두고 둘로 갈라졌다. 여기에 갈등의 당사자였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예비후보 간 통화 녹음 유출 논란까지 불거졌다. 

토론회를 둘러싼 논란의 시작점은 경준위의 월권 여부다. 토론회는 당 선관위가 결정할 사안으로 경준위는 그 권한이 없다는 게 윤 예비후보 측의 주장이다. 반면 이 대표는 최고위 의결로 경준위가 출범했고 당헌·당규 수정 사항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정할 수 있도록 경준위에 권한을 위임했기에 경준위의 활동이 월권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의힘은 김기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중재안을 마련했다. 오는 23일 출범 예정인 선관위를 조기 출범시키고 토론회 일정을 출범 이후로 미루거나, 개최 하더라도 발표회 형식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 지난 8월 5일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문제는 중재안이 제시됐음에도 갈등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최고위원 간 입장이 엇갈렸다. 
 
토론회 개최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김재원 최고위원은 "토론회든, 비전정책보고회든 경준위의 월권행위이므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수진·배현진 최고위원도 같은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은 중재안에 찬성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오늘 여러 의원들과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그저께 김 원내대표께서 제시하셨던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준위에서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5일 이 대표를 향해 “지엽말단 문제로 사태 본질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판”이라면서 “그리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 전 지사는 “지금 이 대표는 문제의 본질은 철저히 숨기고 있다”면서 “작금의 혼란을 야기하고 증폭시킨 서병수 경준위원장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의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수차례 경고했지만 ‘당 대표가 경선 관리의 공정성에 의심을 받는 순간’ 흥행은 커녕 사태는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이 대표는 무슨 생각으로 서병수 선관위원장을 고집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에서 지엽말단 문제로 본질을 흐리지 말고,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해 최고위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결론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 대표와 윤 예비후보 간 통화녹음 유출이라는 악재가 불거졌다. 당내에선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2일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다. 여기에 대표 실무진이 통화 내용을 문서화했는데 이것이 당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제기됐다. 

이 대표 측은 “실무진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윤 예비후보 측은 통화 녹음 자체가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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