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유통거인’으로 불리는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1948년 롯데를 창업하고, 우리나라에 유통·석유화학·호텔관광 산업의 씨를 뿌린 창업 1세대 경영인이다. “국내 1위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기업 롯데’를 염두에 두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시대를 관통하는 어록은 현재까지도 롯데가 표방해야 할 경영지침으로 남아있다. 창업자 정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영 트렌드에 발맞추는 2세대 신동빈 회장 체제의 ‘뉴 롯데’를 알아본다.<편집자주>
[신격호 100주년上-창업]롯데, '현해탄의 사나이' 창업정신 잇는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롯데그룹은 신격호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2년 갓 스무살을 넘긴 나이에 단돈 83엔을 들고 혼자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며 사업 기반을 닦았다. 롯데를 세워 고국으로 금의환향한 성공신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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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사진=롯데그룹 제공 |
◆신동빈 회장 사재 출연, 롯데벤처스
롯데그룹 CVC(기업 주도형 벤처 캐피털) 롯데벤처스는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국내 최대 5억원의 지원금과 25억원 투자, 실리콘밸리 방문 프로그램을 포함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롯데벤처스는 2016년 신동빈 회장이 사재 50억원을 보태 만들어진 회사다. 올해 5월, 기존 롯데액셀러레이터에서 롯데벤처스로 사명을 바꾸고 벤처캐피탈 기능을 강화했다.
롯데는 오는 27일까지 해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의 접수를 통해 총 13개사를 선정한다. 다음달 3일 창업주 ‘청년창업 기념식’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총 상금 5억원을 시상할 계획이다. 롯데벤처스는 선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최대 25억원 규모의 투자도 별도로 검토한다.
이번에 선발한 13개 스타트업들은 내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진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역량과 기술력을 보유했어도 언어나 현지 네트워크 부족으로 좋은 사업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한인 창업가 모임인 ‘82 startup’과 협업했다. 스타트업들이 직접 현지로 건너가 주요 VC(벤처캐피탈), 유명 한인 스타트업 CEO들과의 직접 교류를 통해 투자 및 노하우를 전수받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이번 프로그램은 1세대 글로벌 청년창업가라고 할 수 있는 창업주의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획했다”며 “롯데벤처스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국내로 제한됐던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을 해외까지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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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중앙연구소 외관 전경/사진=롯데지주 제공 |
◆식품·건설 등 협력사 지원도 활발
그룹 각 계열사들도 스타트업과 손잡고 영역 확대에 나섰다. 식품의 경우 종합식품연구소인 롯데중앙연구소 중심으로 푸드테크(식품기술)를 확장한다. 지난 6월 29일 롯데중앙연구소는 ‘미래식단’ 1기에 선발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식품 개발에 적용되는 다양한 첨단 설비를 소개했다. 그룹 외부에 롯데중앙연구소 시설을 공개한 첫 사례다.
‘미래식단’은 롯데벤처스가 F&B 비즈니스 플랫폼 ‘위쿡’,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이날 참여한 스타트업은 △고급 배양육을 개발하는 ‘팡세’△연화기술(SofTech) 등 원천기술 활용 식음료를 개발하는 ‘라피끄’△신선식품의 유통 및 보관 시 누적 온도를 확인하는 스티커를 만드는 ‘뉴처’△공유농장 기반 제철나물 큐레이션 서비스 ‘엔티’△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고기 숙성 기술을 갖춘 ‘한우연’ 등 5개다. 이들 기업은 롯데벤처스로부터 5000만~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롯데건설은 우수 협력사들의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 지난 5~6월 두 달간 ‘제1회 기술혁신 공모전’을 열었다. 공모전에는 품질향상기술, 스마트건설기술, 사회공헌기술(ESG), 원가절감기술 총 4개 분야에서 190건의 기술이 접수됐다.
대상에는 ‘에바’가 개발한 전기 설비용량 증설 없이 주차면 전역에 구축 가능한 ‘전력공유형 스마트 전기차 충전인프라’ 기술이 선정됐다. 이외에도 건축·토목·전기·설비 등 전 공정에서 마감품질 향상 및 하자를 개선하는 품질향상형 기술과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단축되는 원가절감형 기술 등 차별화된 혁신 기술들이 주목 받았다.
롯데건설은 이번 공모전에서 선발된 기업들에게 상금은 물론 정기평가 가점 부여, 파트너사 등록, 당사 시공 적용 현장 제공, 기술개발비 지원(중소기업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 관계자는 “올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란 새 슬로건을 발표했다. 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라며 “더 이로운 내일을 위해 파트너사 R&D 지원을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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