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 맥스터 2단계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23일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맥스터 7기를 포함한 건식저장시설에는 32만94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담겨 있다. 이는 저장용량의 99.8%를 넘은 것으로, 같은해 2분기 월성 2~4호기로부터 3840다발을 받으면서 포화 직전까지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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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사진=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전운영본부 |
맥스터 7기가 증설되면서 월성 2~4호기는 차질 없이 가동될 전망이다. 올 2~3월까지 맥스터가 추가되지 않으면 사용후핵연료 저장 공간이 없어 발전소 가동을 멈춰야했으나, 16만8000다발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맥스터의 설계수명이 50년이라는 점에서 영구저장시설 또는 추가적인 증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설계수명이 지나도 설비를 폐쇄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기존 설비를 40년 가량 운영한 탓에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경주지역 일자리 창출과 공공의료 지원체계 구축 등 맥스터 증설에 따른 협의를 위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장기간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것에 따른 불만을 잠재우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이 2016년까지 고준위 방폐물을 다른 지역으로 반출한다고 했으나, 맥스터 증설로 이같은 약속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반면,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등은 안전 문제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발목잡기'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실제로 맥스터에서 나오는 방사선 선량은 일반인의 연간 피폭 허용량(1mSv)은 물론 엑스레이 1회 촬영으로 받는 방사선량(0.1mSv) 보다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찬반조사에서 81.4%가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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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경주시청에서 (왼쪽에서 2번째부터) 주낙영 경주시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이 '지역발전 상생협력 기본 합의서'에 서명했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
경수로 원전이 중수로 원전에 비해 사용후핵연료 배출량이 적지만, 이들 발전소 역시 포화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증설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다. '만석'이 된 고리 1호기를 포함한 고리원자력본부의 포화율은 83.8%, 한빛본부도 74%에 달한다. 한울본부의 경우 1~6호기의 포화율은 89.7% 수준이지만, 신한울 1호기가 더해지면서 80%대 초반으로 낮아졌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서는 고리·한빛본부가 2031년, 한울본부도 2032년이면 포화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고리 3·4호기로 구성된 새울본부와 월성본부 내 경수로 원전 신월성 1·2호기는 아직 공간이 많이 남은 상황으로, 이들 본부의 포화시점은 2040년 이후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이 60년 가량 진행된다고 주장하지만,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이 적기에 조성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가동되던 발전소도 멈춰야 한다"면서 "핀란드·프랑스·스웨덴·스위스를 비롯한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 국내에서도 서둘러 영구저장시설 구축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용후핵연료는 3~5년 정도 원자로에서 쓰인 뒤 배출되는 고준위방폐물로, 우라늄·플루토늄·세슘·스트론튬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으며, 다량의 방사선 및 고온의 열 등을 방출한다. 이를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물로 식히는 습식저장방식과 캐니스터·맥스터 등 건식저장방식이 있다.
건식저장시설은 5년 가량 습식저장을 거친 사용후핵연료를 공기로 식히는 방식으로,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에 몇 층의 금속용기가 들어간 구조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월성 원전에만 운영하고 있으며, 2단계 시설은 내진성능을 기존 0.2g에서 0.3g로 높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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