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제20대 대선 공식 선거 운동 첫날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아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세 이튿날인 16일 '보수정당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을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6일 광주 방문에 이어 열흘 만에 다시 호남행을 선택한 것이다.
앞서 공식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윤 후보는 경부선 하행선을 따라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종단하는 유세 일정을 소화하면서 보수층 표심 다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권을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이라고 규정지으면서 '정권교체'를 통한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당초 호남에서 20% 이상의 지지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불모지로 꼽히던 호남에서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까지 급상승하는 등 긍정적 분위기 이어지자 목표를 25%로 상향한 것이다. 윤 후보가 집토끼 잡이에 이어 산토끼로 불리는 호남 표심 구애에 나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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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세 이튿날인 16일 '보수정당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을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5일 동대구역 광장 유세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광주시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민주당이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는데도, 지역을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호남 주민들이 '정권교체'를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역주의에 기대는 정치, 또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편한 지역구도 이것도 우리가 미래를 위해 깨야 할 때"라며 "저 윤석열이 지역주의를 깨고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 이를 발판으로 대한민국 번영과 광주의 발전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외환위기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약 남태평양 무인도로 가면 딱 3가지 뭘 들고 갈거냐'는 질문에 첫째는 실업, 둘째는 부정부패, 셋째는 지역감정이라 하셨다"며 "세월이 지나서 아무리 돌이켜봐도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부정부패는 정치보복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되면 저를 도왔던 사람, 가까운 사람, 측근을 막론하고 부패에 연루되면 단호히 벌주고 처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적폐 청산' 수사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고 공세를 펴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은 입만 열면 광주전남을 발전시킨다고 한다"며 "광주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전국 몇 위인가. 꼴등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2차 산업혁명 시절 광주가 뒤처져 지역 차별을 받았지만 첨단산업으로 먹고사는 4차 혁명 시대에는 하나의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통령이 되면 광주를 AI 기반의 첨단 과학기술 도시로 만들겠다"고 광주 경제를 살리겠다고 광주 표심을 자극했다.
5.18광주민주화 운동을 두고는 "전세계에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알리는 거사였다"고 표현하면서 "이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이 지역에 산업과 공업과 학교 등을 육성해 이 지역이 민주주의 뿐만이 아니라 경제적 번영의 세계적 도시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광주에 이어 전북 전주를 찾은 윤 후보는 지역 정책 공약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정권심판'에 전북이 함께해 달라고 표심 몰이에 나섰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호남이 자기네 텃밭이라고 하는데 수 십 년 동안 뭐 많이 달라진 게 있나"며 "전북이 발전했나"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저 윤석열 여러분의 지지로 대통령에 취임하면 새만금을 국제적인 곳으로 만들겠다. 전 세계 기업인들이 돈 싸 들고 투자하러 오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주는 서울 다음가는 제2의 국제금융 도시로 만들어서 새만금과 전북 산업을 확실하게 지원해주는 자금을 대는 금융 도시로 만들겠다"며 "동서를 가로지르는 교통망도 촘촘히 깔아서 전북을 대한민국 모든 지역에서 빠른 시간 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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