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한 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과를 잘 내고 외국인 투자 자본으로부터 우리 기업을 방어해내는 구조가 좋은 지배구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취업 제한에서 자유로워진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과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이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 발표를 통해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지배구조 개선 문제에 대해 검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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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미디어펜 |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져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을 17.97%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이 부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들고 있다. 이 지분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을 간접 지배하는 구조다.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는 지난 10년여 간 이 부회장을 괴롭혀 온 과제이기도 하다. ‘재벌 개혁’을 주장하는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삼성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며 다년 간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적은 지분으로 기업 전체를 경영하는 것이 바로 ‘자본시장의 효율성’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승욱 중앙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적은 지분으로 100%를 지배한다는 것은 회사 전체를 경영한다는 뜻”이라며 “경영권이라는 것은 누가 차지하던 100%를 경영할 수밖에 없고, 전문경영인 역시 100%의 경영권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참여연대의 이 같은 주장은 국회의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현재 야당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평가 방식을 ‘시가’로 명시해 총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8.51%) 매각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되고, 그 과정에서 삼성이 외국 투기자본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업에 유리한 성과를 내고, 기업을 방어할 수 있는 지배구조가 좋은 지배구조라고 강조한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도 이런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논의의 핵심은 성과를 잘 내는 구조여야 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투기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이것을 뒤흔들어 오너의 경영권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좋은 기업지배구조란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가장 유리한 구조를 말한다”며 “기업들이 자신의 여건에 맞는 지배구조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해 발주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올해 상반기 중 받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에서 검토를 진행 중으로, 연내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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