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공식 출범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8일 당 전국위원회를 열고 5선의 중진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고, 이르면 추석 연휴 이후 새 비대위원 인선을 끝으로 '비대위 시즌2'는 공식 출항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진석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해 달라는 새로운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새 비대위 운명도 위태롭기만 하다. 새 비대위의 존폐 여부가 다시 법원의 손에 넘겨지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설치의 건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의 건을 의결을 통해 새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했다. 지난 8월 26일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된 지 13일 만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집권 여당을 안정시키겠다"라며 "전 당원의 총의를 모아 하루속히 당을 안정화하겠다. 당의 확고한 중심을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정운영에는 두 개의 엔진이 필요한데 하나는 대통령실과 정부, 다른 하나는 집권 여당이다. 그 하나의 엔진인 집권 여당이 가동 중단 상태"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집권 여당부터 정신 차리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신임 정 비대위원장의 당면 과제는 비대위원 인선이다. 정 위원장은 추석 연휴 직후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안이 의결되면 ‘정진석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다.

그러나 새 출발을 앞둔 국민의힘 비대위도 위태롭기만 하다. 이 전 대표가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와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효력 정지 및 직무 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것이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준석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앞서 인용 결정된 주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임명,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무효에 터 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 및 새 비대위원장(정진석) 임명 역시 당연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추석 연휴 이후인 이달 14일을 가처분 심문기일로 지정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돈에 관심 없어요’ 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라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낸 것과 관련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라며 "결국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계속해서 저렇게 가처분 신청을 하면 어쨌든 윤석열 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에 방해가 되고 역기능을 낳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라며 "이 전 대표가 더 이상 우리 국민의힘과 함께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