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늘 갑자기 국무회의가 잡힐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여러 제반 상황 중 물동량 물류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고, 오늘 국무회의가 잡힐 가능성은 낮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 사태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달 24일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간 후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9일째를 맞은 가운데, 시간을 두고 이번 주말을 차분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실 관계자는 2일 오전 기자들을 만나 위와 같이 전했을 정도다.
관건은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확산 일로에 있느냐 여부다.
지난 1일까지 철강업계 출하 차질 규모는 1조 1000억원 규모다. 지난달 30일까지 파악된 업종별 피해 규모는 정유 4426억원, 자동차 3192억원, 시멘트 976억원 수준이다.
대통령실은 현재 일선 노동자와 비조합원들 사이에서 원대 복귀 움직임이 일어나는 중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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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에서 제5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이번 주말을 맞아 수도권 각지의 주유소 현황이 최대 고비로 꼽혔는데, 정유 탱크로리가 관리 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군 탱크로리를 긴급 투입하는 등 비상수급체제를 가동했고, 이에 따라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시멘트 분야에 대해 선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후 복귀자가 일부 나오면서 시멘트 운송량은 (1일 기준) 평시 44% 수준까지 회복됐다. 전국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또한 평시 57% 수준으로 올라갔다.
윤 대통령은 임시국무회의 소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주말 내내 운송거부로 인한 경제적 피해 상황을 지켜본 뒤 소집 시점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범정부 차원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차 회의를 열었다.
4일만의 회의다. 이날 중대본은 2차 회의를 통해 정유 수송 피해 현황을 공유한 후 추가 업무개시명령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다른 변수는 민주노총이다. 민노총은 오는 6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정치적 투쟁을 각오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민노총의 계산과는 달리 개별 사업장에서 대부분 노사 협상이 타결되어 가고 있어, 민노총의 '총력투쟁' 선언에도 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경제 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국민들 가운데서 이번 총파업에 대해 지지 여론을 얻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고, 사태가 악화되면 언제라도 다시 꺼내들겠다는 심산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중대본 2차장)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정유, 철강, 컨테이너 등 물류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피해가 크게 확산하면 업무개시명령을 즉시 발동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피해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화물연대를 향해 "무기한 운송중단의 피해자는 다름 아닌 우리 모두"라며 "가급적 업무개시명령을 다시 발동하는 일이 없도록 조속히 업무 복귀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국민과 갈수록 악화되는 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 무기한 운송 중단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어떠한 불법에도 타협하지 않고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말이 고비다. 화물연대 종사자 각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내릴지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사태 해결'의 8부 능선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