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고위관계자들과 교류…글로벌 생산거점 구축 주도
삼성 6개 생산법인, 1개 판매법인 및 R&D센터 운영
삼성, 2021년 베트남 총 수출 약 20% 담당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베트남이 삼성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성장하는데 고 이건희 선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부자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이 선대회장과 이 회장은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삼성이 현지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부자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989년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무역 프로젝트 발굴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1992년 보다 앞서 베트남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이 2012년 베트남 사업장을 찾아 액자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이후 삼성전자는 1995년 베트남 남부 호치민 지역에 TV 생산 공장과 판매 법인을 세우고 TV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삼성의 베트남 투자는 이 선대회장과 판 반 카이 전 베트남 총리의 2005년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 체제 전환 이후 고도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고, 앞으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이후 약 10여 년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2014년), 삼성SDI(2009년), 삼성전기(2013년)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는 6개 생산법인, 1개 판매법인 및 연구개발(R&D)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삼성은 당초 베트남에서 중저가 제품을 위주로 생산했으나,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현재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및 4G/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TV,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베트남 복합단지 최주호단지장,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국가정치아카데미 원장,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오영주 주베트남대한민국 대사, 응우옌 찌 쭝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 이외에도 삼성생명(2008년), 삼성화재(2002년), 삼성물산 건설(2013년), 삼성엔지니어링(2013년), 제일기획(2011년), 호텔신라(2015년) 등이 진출해 있다.

삼성은 베트남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양국 간 관계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2021년 베트남에서 수출 654억 달러를 기록해 베트남 총 수출의 약 20%를 담당했다. 2021년 베트남 총 수출은 3363억 달러 규모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지난 2019년 11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베트남정부 페이스북

이 회장은 2012년 이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래,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응우옌 쑤언 푹 현 베트남 주석(당시 총리)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과 삼성은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양국이 수교한 1992년 5억 달러에서 시작한 한·베트남 양국간 교역규모는 2021년 807억불을 기록하며 161배로 성장했다. 올해(11월 기준) 들어서는 한국 무역수지에서 베트남(313억달러)이 미국(254억달러)을 앞서고 있어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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