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불거진 갑질 논란과 관련해 코레일 직원들은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승무원들이 열등감을 표출한다고 지적했고, 코레일관광개발 직원들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미디어펜은 '[단독]"자회사 소속 주제에"…코레일 인턴, 여승무원에 갑질 논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코레일 인턴 사원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4일, 부산발 서울행 한국고속철도(KTX) 128열차 16-17호차 안에서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객실 승무원의 검표 작업에 반발하며 막말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문제의 코레일 인턴 사원은 결국 동대구역에서 내렸다. 하지만 객실 승무원에게 '자회사 소속'이라고 운운하며 "코레일 직원은 검표 대상이 아니라 그간 출퇴근 시 무료로 기차를 타왔다"며 다리를 꼬고 내려다보며 고함을 지르는 등 위협적으로 행동했다는 전언이다.

'직원 역시 신분증 확인은 필수'라는 것이 코레일 공식 입장이다. 휴일 무임 승차에 따른 철도 교통 사적 이용과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토픽 게시판에는 '자회사 갑질 뭐냐 노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해당 기사가 공유됐다. 이와 관련, 코레일과 코레일관광개발 직원들 간의 원색적인 비난이 오갔다. 문자 그대로 '진흙탕 속 개싸움'이라는 뜻을 지닌 '이전투구(泥田鬪狗)' 그 자체였다.

코레일 직원이라고 밝힌 A는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코레일 직원 A는 "(미디어펜) 기사 속 사건은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이 모회사 코레일 직원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로 민원을 올린 것으로 판명났고, (코레일) 내부 게시판에서도 승무원들이 조작한 사건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지에서 근무하다 본가로 바로 가는 경우에도 출퇴근으로 인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코레일관광개발 직원들은 조작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맞섰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 B는 "어디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으로 밝혀졌냐"며 "사실이 아니라면 기사 나가는 걸 막아야 할텐데, 기껏 생각해낸다는 게 조작이냐"고 했다.

또 다른 코레일관광개발 직원 D는 "주말에 장거리 타면 놀러가는 것이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반박했다.

양 사 직원들의 부적절한 언사와 행동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B는 "간이석 앞 통로에서 신발 벗고 히터에 발 올린 채로 (코레일 직원이) 사원증을 꺼내는데 고운 말을 할 수 있겠냐"며 "우리(코레일관광개발)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코레일 직원들은 갑질을 하고도 조작이라는 소리만 하고 있다"며 탄식했다.

반면 A는 "코레일관광개발 직원들이 승무 나가면 알음알음 가족·아기·지인·친구 등을 태우는 것은 다 알고 있으니 자폭하려 들지 말라"며 "사내 게시판에 인상착의와 특징이 파다할 정도로 내부에서도 불만이 많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코레일 업무 특성상) 외지 10년 전보 근무 명령에 타지 생활하다가 비번인 날 본가로 퇴근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부족함과 열등감을 드러내지 말라"고 비난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직원들 간의 문제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언급할 부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미디어펜은 코레일관광개발 측과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