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매년 매출액의 10%이상을 연구개발(R&D)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분야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포기를 선언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이지만 한미약품의 후보물질은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또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베돈'이 미국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글로벌 판로개척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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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사옥. /사진=한미약품 제공 |
◇NAHS 미국 임상2상서 안전성 이어 유효성도 확인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약 임상개발 모니터링 전문가 그룹인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가 한미약품의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글로벌 임상 2상을 '계획 변경없이 지속 진행하라'고 권고했다.
IDMC는 임상 2상의 유효성을 추가로 평가한 중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권고했다. 앞서 이 후보물질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토대로 세 차례 같은 권고를 한 바 있다.
IDMC는 임상에서 환자의 안전과 약물 효능 등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그룹이다. 여러 기관에서 진행되는 다국가 임상시험이거나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신약에 대해 모니터링한다. 이후 임상 지속, 환자모집 연기, 임상 디자인 수정, 임상 중단 등을 권고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권고는 당초 안전성 평가와 더불어 현재 임상 중인 3개 용량 중 유효성 측면에서 무용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용량군을 제외하는 게 목적이었으나, 중간결과에서 무용성 기준에 들어가는 용량군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특정 용량군 제외없이 임상을 끝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 바이오 신약이다.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NASH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FDA는 작년 7월 이 후보물질을 N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섬유증을 동반하고 간 생검으로 확증된 NASH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베돈'이 올해 1분기에만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미국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롤베돈은 항암치료를 받은 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쓰이는 바이오신약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늘려주는 한미약품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첫 미국 시판 제품이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 파마슈티컬(Spectrum Pharmaceuticals)은 지난 9일(현지시각)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롤베돈이 전분기 대비 54% 증가한 1560만 달러(약 206억 원)의 순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롤베돈은 작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지난해 10월 출시됐으며 첫 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4분기 1011만4000달러 매출액을 올린 바 있다.
또한 롤베돈 구매 거래처 및 판매·유통망은 작년 4분기 기준 70곳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72곳으로 증가해 145%의 증가율을 보였다. 롤베돈은 지난 4월부터 영구 상환 J-코드 'J1449'가 적용되면서 미국 공공보험 환급대상 의약품 목록에 등재돼 보다 안정적 처방환경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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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제약바이오 업체 10여곳의 주요 경영진들이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제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
◇글로벌 제약바이오 CEO, 한미약품 생산기지 관심
이런 한미약품의 기술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받았다. 지난 9일 캐나다 사절단은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방문했다
이번 사절단 방문은 주한캐나다대사관 측이 바이오 코리아(BIO KOREA 2023) 행사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 중 우수 제조시설을 보유한 한미약품 사업장의 견학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한미약품과 캐나다 사절단은 이날 국내외 바이오산업 현황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공동 관심 분야에 대한 오픈 콜라보레이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캐나다 사절단은 평택 플랜트의 첨단 대형 제조설비(최대 1만2500리터 규모 배양기)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둘러본 뒤, 한미약품이 오랜 기간 축적한 R&D 역량을 토대로 원료 및 완제의약품 제조와 품질시험, 허가자료 작성까지 가능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사절단에 포함된 지아후 왕 젠비라 바이오사이언스 설립자는 "우리 회사는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회사인데, 한미 바이오플랜트의 전반적인 공정을 눈으로 보고 설명을 듣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스케일 면에 감탄했고, 공정 전반에 적용된 자동화 시스템과, 고객사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연함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완제의약품 기준으로 연간 2000만 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 주사기를 제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설비를 갖춘 국내 주요 CMO 회사들과는 달리 평택 플랜트는 미생물 배양을 이용하는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어, 바이오의약품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DNA 및 mRNA 백신도 대규모로 제조 가능하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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