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유한양행 병용요법 등 개발 한창
장기 치료로 발생하는 내성 줄이는 게 관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 기업들이 4세대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세대와 비교해 내성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며, 국내 제약사에선 단독 요법 보다 기존 치료제와 병행하는 병용 요법 임상 전략을 취하고 있다.

   
▲ 유한양행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유한양행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폐암은 크기가 작으면 소(小)세포폐암으로 불리고, 그렇지 않으면 비소세포폐암으로 분류된다. 국내 폐암환자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암 치료제는 크게 1~3세대로 나뉜다. 1세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성분명 제피티닙), 2세대는 화이자의 '비짐프로'(성분명 다코미티닙), 3세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티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있다. 

단 해당 치료제들의 경우 장기 투여할 시 암세포가 이를 회피하고 증식하는 내성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 내성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제나 요법에 대한 의료현장의 수요가 높다. 

차세대 폐암 치료제 개발에 한창인 국내 기업으로는 HK이노엔, 유한양행 등이 있다. 

먼저 HK이노엔은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IN-119873'을 개발 중이다. 이 치료제는 암세포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 결합부위를 공략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EGFR의 알로스테릭(단백질 자리 중 하나) 결합부위를 공략한다.

HK이노엔에 따르면 이 치료제는 L858R 변이를 포함한 주요 약물 저항성 EGFR 내성변이(T790M 및 C797S 이중변이 또는 삼중변이)에서 효력을 보였다. 아울러 뇌전이에서도 효력을 나타냈다. 

오시머티닙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부작용은 줄이고, 효력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오시머티닙과 병용 시 EGFR 변이에 더욱 강력한 결합력을 보이고, 정상 EGFR에 대한 저해능이 거의 없어 기존 EGFR-TKI의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이유에서다. 

HK이노엔은 IN-119873의 비임상 연구 완료 후 연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자사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J&J의 리브리반트와 유한양행의 렉라자를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함께 투여해 효능을 알아보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EGFR 변이 폐암의 표준 치료제인 타그리소와 직접 비교하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유한양행은 이와 관련한 임상시험 결과를 이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BBT-207'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임상에서 EGFR TKI 치료 후 돌연변이가 나타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종양 효능, 안전성을 평가한다. 

회사에 따르면 최근  평가에서 BBT-207이 비소세포폐암 3세대 EGFR 저해제로 1차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C797S 등 돌연변이를 억제하고, 말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뇌전이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3세대 치료제의 내성 문제들은 여전하기에 국내 기업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거나 관련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 요법보다 내약성이 더 높다는 걸 입증할 시 글로벌 블록버스터 로 성장할 수도 있다"며 "내성을 줄이고 효과는 높은 항암제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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