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전당대회 시기에 대한 논의와 함께 룰 개정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에 비윤계의 당권 도전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당원 100% 룰이 개정될 경우 비윤계가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전날인 1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새 지도부가 전당대회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친윤계 주장에 대해 “새로운 규정으로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이를 묵살한다면 당원들이 받아들이겠냐”면서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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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5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오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4.5.20./사진=공동취재사진 |
다만 황 비대위원장은 룰 개정에 구체적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비대위원장으로서 개인 의견을 피력하기보다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룰 개정 문제를 결정해야 반발이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시작으로 약 2주간 전당대회 시기와 룰 개정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당 상임고문단은 이날 오찬에서 당이 총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해 전당대회 룰 개정은 물론 전반적으로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총선 참패는 국민의힘이 대변혁 해서 발상을 전환하지 않으면 영속하기 힘들다는 경고 메시지”라면서 “약간의 틀을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기존의 틀을 바꿀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유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당심과 민심이 반영된 전당대회 룰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며 “당원 100% 이야기도 있지만, 대세가 당심과 민심을 적절히 배분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시대 흐름”이라면서 전당대회 룰 개정의 필요성을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룰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짐에 따라 비윤계 당권 주자들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판론에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친윤계가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견제하기 위해 7월 전당대회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로 논쟁이 지속될 경우 전당대회 지연 개최가 불가피한 영향이다.
따라서 전당대회 룰이 개정되거나, 이에 반발이 발생해 논쟁이 지속되는 상황 모두 비윤계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여겨져 한 전 비대위원장이 룰 개정 논쟁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학교 교수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조기 전당대회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당대표를 뽑는 룰 개정 때문에 또 시간을 끄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면서 룰 개정 문제로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보다 친윤계가 전당대회 룰 수정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친윤계가 전당대회 룰 개정에는 반대하기 어려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되면 지도체제 변경 문제로 한동훈 원톱 체제를 견제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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