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지텍' 시장 출시 앞둬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최근 자연물을 활용해 연구개발(R&D)한 천연물 신약 시장이 확대하고 있다. 천연물 특성상 케미컬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다른 약과 함께 투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연구원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픽사베이

27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천연물 위염 치료제 '지텍'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텍은 녹나무와 육계나무 줄기 껍질을 말린 약재를 자체 개발한 추출법을 적용해 만든 약이다.

업계에서는 지텍이 이미 자리를 잡은 SK케미칼 '조인스'나 동아에스티 '스티렌'처럼 성공적인 천연물 신약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 1호이자 약초를 원료로 하는 골관절염치료제 조인스는 2002년 출시 이후 최근 누적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9년 4000억 원, 2022년 5000억 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한 이후 2년 만에 1000억 원 추가 매출을 달성하면서 2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조인스가 천연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임에도 기존 소염제와 동등한 통증 감소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했다. 

같은해 12월 출시한 스티렌은 쑥을 원료로 하는 위점막보호제로 위점막 재생작용을 통해 급·만성 위염으로 인한 위점막 병변 개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투여에 따른 위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 

스티렌은 출시 다음 해인 2003년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넘긴 뒤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누적 매출 9000억 원을 넘겼다. 또 지난해까지 46억7193만 정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스티렌은 지난 20년 동안 국내 위점막보호제시장에서 국내 제약사 중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 선점을 이어가는 이유는 제품력을 향상한 결과로 풀이된다. 동아에시트닌 2005년 기존 경질 캡슐을 정제로 변경했으며, 2007년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투여로 인한 위염의 예방' 적응증을 추가했다. 또 2015년에는 복용 횟수를 하루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인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처럼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생약이나 한약제제를 이용해 일정한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거치면 신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또 천연물 신약은 천연물의 특징상 부작용이 거의 없고, 다른 약과 함께 투여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제약사 입장에서 화학 의약품보다 뛰어난 약효를 입증하는 게 쉽지 만은 않다. 또 구성 성분이 어떤 기전으로 약효를 나타내는지 규명하는 것도 녹록하지 않다. 이 때문에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다가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또 일각에선 한약재로 만든 제품을 전문의약품으로 허가해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야기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물 신약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자연물을 원료로 하기에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전 규명 자체가 힘든 단점도 존재한다"며 "또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춰 연구개발을 이어가지 않는 이상 글로벌 시장 진출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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