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슬 상징 '검독수리'…'브랜드 아파트' 시대 대명사
깃털 풍성한 황금색에서 방패 문양 거쳐 심플하게 변화
단지에도 심플·모던 적용…보다 젊은 주거공간으로 진화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롯데캐슬은 국내 아파트 브랜드화(化)를 주도해 왔다. 그리고 롯데캐슬의 상징인 '독수리' 변천사에는 그 모습이 담겨있다.

   
▲ 롯데캐슬이 지난 2016년 BI 개편 이후 현재까지 사용 중인 '검독수리' 모양./사진=롯데건설


롯데캐슬의 브랜드 로고(BI)인 '검독수리'(Golden Eagle)는 시간이 갈 수록 고전미를 벗고 심플해졌다. 독수리가 변하는 동안 롯데캐슬 아파트도 화려함을 걷어내고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하게 됐다.

이처럼 과거부터 현재까지 롯데캐슬이 국내 수많은 아파트 브랜드 중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비결 중 하나는 독수리에 있다. 
 
◆중세 캐슬 '검독수리', 브랜드 아파트 시대 열어

2000년대 이전 국내에 브랜드 아파트는 생소했다. 보통 건설사명을 이름으로, 지역과 차수 구분만 둔 아파트가 전부였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DL이앤씨,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이 아파트에 별도 브랜드 네임을 붙이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아파트' 시대가 시작됐다.

   
▲ 롯데캐슬 BI 검독수리 변화 단계./사진=나무위키 캡처


그 중에서도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은 탄생과 동시에 대중들 사이에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처럼 여겨졌고 프리미엄 아파트의 가능성을 확인한 첫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건설은 지난 1999년 2월 23일 '롯데캐슬' 브랜드를 론칭,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롯데캐슬84' 단지를 분양했다. 

'롯데캐슬84'는 지난 1999년 1월 분양가 자율화 조치에 따라 서초동 한일은행 합숙소 부지에 고급아파트를 짓는 목적으로 탄생했다. 당시 3.3㎡당 1000만 원이 넘는 분양가로 아파트 고급화 시대를 열었다.

1999년 롯데캐슬 탄생과 함께 태어난 독수리 BI는 샹들리에 골드 색상에 양 날개를 활짝 펴 웅장한 느낌을 줬다. 세세하게 묘사된 날개 깃털은 화려함을 더하고 머리에는 왕관을 얹어 프레스티지 감성을 더했다.

당시 롯데캐슬은 외벽 도색에 황금빛 컬러를 적용하고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성'(castle)에서 느낄 수 있는 중후함과 고전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아파트 저층부 외벽은 화강석으로 꾸며지고 단지 내 조경을 성 안 정원처럼 꾸몄다. 출입구에 성에서 쓰일 법한 철문을 적용하고 아스팔트 대신 보도블록을 사용한 지상공간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당시 롯데캐슬은 '호텔 같은 최고급 아파트'를 표방하고 중세 유럽의 성처럼 고풍스러운 외관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BI 2차례 변화‥심플하고 현대적인 독수리로

롯데캐슬 독수리는 1차 수정된 방패 속 독수리 BI가 2006부터 2016년까지 사용됐으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2차 수정 버전이 쓰이고 있다.

   
▲ 지난 2015년까지 롯데캐슬에 적용된 문주 디자인./사진=롯데캐슬


1차 수정 버전인 방패 속 독수리 BI는 방패를 테두리로 새로 추가해 중세 양식을 표방한다는 점을 더욱 강조했다. 독수리의 활짝 편 날개는 고품격을 상징했으며, 방패는 전통과 명예를 상징했다.

당시 유럽 개선문을 연상시키는 '캐슬 게이트'는 롯데캐슬의 대표적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롯데캐슬의 고급 아파트 이미지를 강화했다.

2016년에는 독수리 모양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상징과도 같던 독수리의 황금색을 걷어내고 세세하게 묘사됐던 깃털도 단순화했다. 선으로만 구성된 독수리는 심플 그 자체였다.

당시 BI 개편에 대해 롯데캐슬 측은 "기존의 고전적이고 화려한 이미지 대신 세련되고 실용적으로 바꿨다"며 "현대적이고 젊은 이미지로 단순화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수리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강조해 롯데캐슬을 주거공간이라는 단순한 틀에서 벗어나 품격 있는 삶의 공간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담았다"고 전했다.

독수리를 감싸던 방패도 가슴으로 옮겨 심플함을 추구하면서도 주거 브랜드로서의 보호와 안전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갔다.

◆독수리 변화, 아파트에 그대로 적용…'모던 레거시' 추구

독수리가 유럽 중세풍(風)에서 심플해지는 사이 롯데캐슬이라는 주거 공간도 중후함을 덜어내고 모던한 주거공간으로 바뀌었다.

   
▲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이 강조된 원주 롯데캐슬 더퍼스트 문주 모습./사진=롯데건설

지난 2019년 선언된 '롯데캐슬 3.0'은 간결함과 실용성을 강조한 새 디자인 콘셉트로 호평을 받고 있다. 롯데캐슬 디자인 정체성 'Modern Legacy(모던 레거시)'를 추구하면서 과거 롯데캐슬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2010년대 들어 퍼진 직선과 민무늬, 간소화 등을 강조한 모던 디자인을 적절하게 적용했다는 평가다.

롯데캐슬은 심플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아파트 외관, 단지 출입구, 펜스, 조경, 공용시설, 시설물 안내 표지판 등 단지 전반에 걸쳐 적용했다.

롯데캐슬 서체도 클래식 건축양식을 모티브로 해 새로이 개발했고 보색 대비를 활용한 새로운 브랜드 색상 체계를 정립해 아파트 외관을 비롯한 전체적인 색상에도 젊은 감각을 부각시켰다.

단지 정문 출입구도 중세 성 입구를 연상시켰던 기존 캐슬게이트를 버리고 직각 형태의 게이트에 브랜드 색상을 바탕으로한 야간 조명을 적용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유지했다.

   
▲ '신반포 르엘' 수경시설인 웨이브폰드./사진=롯데건설

한편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2019년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LE-EL)'을 론칭하고 롯데캐슬과 병행 운영 중이다. 르엘은 지난 2022년 10월 '2022 대한민국 하이스트 브랜드' 하이엔드 주거부문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르엘 브랜드는 '반포 르엘', '대치 르엘'처럼 서울 강남권에 주로 공급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르엘이 롯데캐슬만큼 대중에게 각인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롯데캐슬이 주택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고, 고급 주거단지로서의 위상을 지켜온 역사가 그 만큼 길었던 셈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캐슬은 업계 최초 브랜드 아파트로, 론칭 이후 끊임없는 재해석을 통해 젊은 트렌드를 반영해오고 있다"며 "BI 교체와 인테리어 변경 등 변화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롯데캐슬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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