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당 사무총장에 재선 서범수 의원을 임명하자, 원외에서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의 주요 공약이 ‘원외 사무총장’이었던 만큼 원외에 당직을 배려해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한 대표가 이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명직 최고위원 등 남은 인선에서는 원외가 배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23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는 지난 6월 원외 당협위원장이 주축을 이룬 ‘성찰과 각오’ 등의 모임에 참석해 원외 경쟁력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총선 참패로 원외가 다수가 된 만큼 이들의 표심이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원 후보는 원외 인사를 주요 당직에 임명하겠다고 밝히며 ‘원외 사무총장’을 주요 공약으로 앞세웠다. 이에 나 후보와 윤 후보도 사무총장에 원외 인사를 임명하는 것에 동감하며 원외 사무총장을 사실상 당대표 후보 공통 공약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한 후보는 직접적으로 원외 사무총장을 공약하지 않았지만 “원외와 당직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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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2024.7.29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하지만 한동훈 지도부 출범 일주일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원외를 배려하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도부에 현역 의원이 연달아 인선되며 원외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한 대표는 첫 인선으로 당대표 비서실장에 재선 박정하 의원을 임명했다. 이어 사무총장에도 재선 서범수 의원을 내정했다.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이다. 한 대표가 현역 의원을 우선 인선한 것에는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당 핵심 요직이다. 따라서 한 대표가 원외 당대표인 만큼 조직력을 갖춘 현역 의원을 기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원외에서는 한 대표가 현역 의원을 우선 인선한 목적에 공감하면서도 아쉬움이 나온다. 원외가 또다시 등한시될 것이란 우려와, 인선이 아직 끝나지 않아 원외에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비한계'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 인선에 대해 “한 대표의 전당대회 러닝메이트부터가 오로지 현역이었다. 이는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며 “러닝메이트 전원이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인선 또한 현역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면 원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없던 일이 될 것”이라면서 원외가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한계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들은 인선이 남은 만큼 원외에도 기회가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한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은 미디어펜과 통화에 “당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므로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친한계 현역 의원을 우선 임명한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원외에서 한 대표를 적극 지원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한 보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은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 원외가 맡을 공간이 조금 열려있다. 대표성이 가진 원외 인사가 인선된다면 원외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은 인선에서 원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원외에서는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회장이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이 원외를 대표할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다. 또 김 회장은 친한계 인사로 분류돼 총 9인으로 구성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친한계의 구도적 우위 확보에도 도움 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