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억' 파격 출산장려책과 함께 노인 연령 상향 제안
"향후 부양인구 감당 어려워…사회 전반 나비 효과 기대"
"출산율 1.5명 수준 회복될 때까지 장려책 이어갈 계획"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올해도 ‘출산 직원 자녀 1인당 1억 원’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지난해 포함 약 100억 원을 쾌척했다.

손익이 중요한 기업인임에도 이처럼 이 회장이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종횡무진하는 이유는 ‘어른’으로서 국가 장래와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전날 열린 2025년 시무식에서 총 28억 원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출산한 직원에게 총 70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올해를 포함해 현재까지 지급한 출산장려금은 총 98억 원으로 100억 원에 육박한다.

이 회장의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은 실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영그룹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태어난 아이가 연평균 23명인 데 반해 지난해에는 5명이 늘어난 28명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의 이 같은 출산장려책이 마중물이 돼 다른 기업 및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회사에서 1억 원을 지급해서 직원들이 만족한다면 다른 회사들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출산율을 높이면 국가에 큰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고 이에 따른 나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지급을 계기로 기업이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것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이 회장은 “구조적으로 (출산장려금과 관련해) 조세 문제 등을 염려하는 시선이 있었으나 이 부분은 해결이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출산 장려뿐 아니라 대한노인회장으로서 법정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5세로 상향하자고 주장하는 등 국내 인구 문제 전반에 깊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현재 출산율과 노령층 비율 고려 시 한국 인구구조 역피라미드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회장은 “출생은 1년에 다해봐야 30만~40만명이지만 노인은 연간 50만~60만명씩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2050년에는 전체 5000만명 중 노인이 2000만명이 되는데, 어린이·법정 미성년자 약 1000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2000만명이 노인 2000만명을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출산 직원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이어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5세로 10년 늘릴 경우 2050년 기준 2000만명에서 800만명 정도 줄어든 12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그만큼 부양인구도 800만명이 늘어나기 때문에 2800만명이 1200만명을 감당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노인 연령 상향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노인 연령 상향과 더불어 회사 차원에서도 정년 연장을 ‘당연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늙어도 능력 있는 사람이 있다”며 “회사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유능한 사람은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시행 중인 출산장려책에 대해서도 출산율이 1.5명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국가적으로 인구 비율이 종전 수준으로 회복될 여지가 나타날 때까지는 계속 시행할 것”이라며 “국가가 ‘이만하면 됐다’ 할 때까지 회사는 꼭 따라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단순 기업 경영에만 머물지 않고 출산장려책 같은 제도 시행을 통해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유는 ‘어른’으로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이 회장은 “노인이란 어른다워야 한다”며 “어른은 과거 자기 인생을 통해 경험과 경력이 쌓이기 마련이고 반드시 자식과 손자 후손이 있다. 그러므로 거창하게 국가 장래를 생각하는 게 당연하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자기 후손을 위해 행위하는 것들이 역사가 되는 것”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전날 출산장려금 지급과 함께 제안한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 또한 이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과거 6·25전쟁을 겪으면서 유엔군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걸 알아야 후손들도 잊지 않고 대비하는 자세를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차원에서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