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분담금 계산도 못하는 두산건설, 도급순위 32위의 한계입니다.'
'GS/현산 35층 특화설계=포스코 특화설계, 또 속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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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성남 은행주공아파트에 걸린 현수막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일대 은행주공아파트 단지 곳곳에 과격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에 나선 은행주공 재건축 수주전이 뜨겁다 못해 과열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증거다. 자칫 시공사 선정 후 패한 쪽이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16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후보로 나서 조합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최고 15층 23개 동 1900가구의 은행주공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0층 39개 동 총 3198가구로 변신할 예정이다. 예상 공사비가 1조2000억 원으로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과 맞먹는 규모다. 원래 시공사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었다. 하지만 조합은 공사비 인상 여부를 놓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시공계약을 해지 후 다시 입찰에 나섰다.
이에 응한 건설사가 두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다. 두 회사는 은행주공을 수주함으로써 대형 정비사업장 확보는 물론 성남을 발판으로 서울 재개발 재건축 확대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양쪽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양쪽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홍보관을 마련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쪽 대표이사가 차례로 현장을 방문해 표 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상대방이 입찰지침을 어겼다며 조합에 고발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이 입찰 제안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홍보했고 조합원에게 선물을 건넸다며 두산건설의 입찰자격 박탈과 입찰보증금 350억 원 몰수 요청 공문을 조합에 발송했다. 해당 공문은 법무법인 김앤장의 검토를 거쳤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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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 은행주공 아파트 수주에 나선 두산건설(빨간원)과 포스코이앤씨(파란원)의 홍보관이 나란히 자리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
두산건설은 아예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성남 중원경찰서에 포스코이앤씨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포스코이앤씨가 두산건설에 '부실건설사'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헛소문을 퍼뜨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두산건설이 은행주공 수주 후 조합 대출을 통해 확보한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비를 회사운영에 사용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두산건설은 정비사업 구조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포스코이앤씨가 선을 넘었다는 입장이다.
이를 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성남 주공은행 재건축이 지난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보다 더 뜨겁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렇다 보니 수주전 과열을 막지 못한 조합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시공사가 선정된다 하더라도 패한 건설사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계속해서 양쪽 건설사를 자제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불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공사 선정 투표에 앞서 양사 대표자를 불러 결과에 승복할 것을 주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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