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코오롱글로벌이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과 일감 쌓기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건설경기 침체 및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부침이 있지만,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수주 실적이 뒷받침된 매출 상승으로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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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글로벌 사옥 전경./사진=코오롱글로벌 |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건축부문 약 2조3000억 원, 인프라부문 약 1조9000억 원 등 총 4조2000억 원가량을 신규 수주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조 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22년 기록한 최고 수주액 3조6569억 원을 경신한 것이다.
분야별 수주액을 살피면 도시정비부문의 경우 지난해 1168억 원 규모 부산 하단1구역을 비롯해 총 6657억 원 실적을 쌓았다. 특히 산업건설 등 비주택부문에서 전체 신규 수주의 절반 이상을 따내며 체질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대한항공 신엔진정비공장, 머크 바이오시설 공사, 정읍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사 등 비주택부문에서 총 2조3000억 원 이상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 2021년 8000억 원 수준에서 2022년 약 1조1000억 원, 2023년 약 1조60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은 성과로 꾸준히 성장을 이어온 결과물이다.
비주택부문은 지난 2022년 취임한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가 신사업동력 확보 및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줄곧 강조해온 분야이기도 하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김 대표 주도 아래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비주택부문 확대를 위해 힘써왔다”며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불황 속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건축,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는 코오롱글로벌이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비주택부문은 빠른 착공과 짧은 공기가 특징으로 바로 매출에 반영돼 빠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역대급’ 수주에 힘입어 코오롱글로벌은 역대 최고 수준 수주잔고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수주잔고는 13조8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매출액 기준 5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다.
이처럼 코오롱글로벌이 체질 개선과 일감 쌓기에 주력하는 이유는 업황 불황에 맞서 선제적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영업손실 45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적자 발생 원인으로 ‘건설경기 둔화’를 꼽았다. 날이 갈수록 치솟는 원가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도 동시에 해나가고 있다. 영업이익과 별개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5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당기순손실 119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유형자산인 ‘서초 스포렉스’ 토지와 건물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매각하면서 영업외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역대 최고 수주액 경신에 따른 매출 증대도 긍정적이다. 코오롱글로벌 매출액은 지난해 2조9041억 원을 기록해 전년 2조6450억 원 대비 9.8% 증가했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분양률 또한 70%를 넘어가면서 공사비 회수에 따른 우발채무 및 부채비율도 줄여나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하이테크사업실을 비롯해 원가관리팀도 신설하는 등 원가 및 고객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며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발생 및 예상되는 손실 등은 선반영해 놓은 데다 서초 스포렉스 매각을 통해 유동성도 강화하는 등 향후 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져놨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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