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친러시아 정책에 충격 "새로운 시대 준비해야"
프랑스 등 군비확장…"러시아, 종국에는 미국 위협" 경고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유럽 내에서 친러시아 행보를 걷고 있는 미국을 비판하며 유럽 내 각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유럽이 새로운 시대와 씨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면서 유럽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미국의 행태는 유럽에 큰 충격을 안겼다. 냉전 이래 유럽과 미국은 민주주의 가치 수호를 위해 힘을 합해왔다. 유럽의회 중도 성향 정치그룹 '리뉴 유럽'의 발레리 아이에르 대표는 "미국은 평화를 관리하는 기둥이었지만 동맹을 바꿨다"며 "트럼프는 푸틴을 대변하고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서방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며 강대국들이 끝장날 때까지 싸우는 '폭력'이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밀착에 맞서 유럽도 힘을 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일 유럽 특별정상회를 앞두고 TV연설을 통해 러시아를 "프랑스와 유럽에 대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리(핵) 억지력에 의해 유럽 대륙에서 동맹국 보호에 관한 전략적 논의를 열기로 했다"며 군비 확장 및 프랑스 핵우산론을 펼쳤다. 

독일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도 "절대적 우선순위는 유럽을 가능한 한 신속히 강화해 단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운명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도 내놨다.

NYT는 푸틴의 궁극적인 목표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무너뜨리고 서방 주도의 세계에 종말을 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종국에는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피에르 레비 전 모스크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지난달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푸틴의 직격탄을 맞는 위치에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세계를 탈서구화하고 미국의 패권을 종식시키고 세계 경제에서 달러의 지배적 위치를 종식하고 이란과 북한, 중국의 지원을 받아 공격하고 있다"며 "이를 깨닫는 것도 미국인 자신들에게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