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그룹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경쟁에 나선다.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이 가능한 높은 범용성과 보안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아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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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LG그룹 제공 |
LG AI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고 엑사원 생태계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엑사원 4.0'과 '엑사원 패스 2.0' 등 다양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소개하면서 차별화한 경쟁력과 전략도 소개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이날 엑사원에 대해 "LG그룹 내 상품기획과 연구개발, 구매, 제조, 영업마케팅, 물류, 고객지원 등 전 공급망에 엑사원이 적용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엑사원으로 인한 가치 창출 금액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장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하고, AI 모델 개발을 넘어 다양한 산업 현장 적용을 통해 범용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춰 나가며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눈(目)' 역할하는 멀티모달 AI 모델 첫 공개...생태계 본격 확장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CSAI(최고AI과학자)는 '엑사원 4.0'과 '엑사원 패스 2.0' 소개를 시작으로, 멀티모달 AI 모델인 '엑사원 4.0 VL(Vision Language)'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먼저 '엑사원 4.0'은 연구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엑사원 3.5 2.4B 모델 대비 크기는 절반으로 줄어 가볍고 경제적이면서도 수학, 코딩, 과학 분야 등 전문 분야 평가 지표에서 미국 오픈AI의 'GPT-4o 미니'보다 높은 성능을 보인 모델이다.
엑사원 패스 2.0은 차세대 정밀 의료 AI 모델로, 암 진단 및 유전자 변이 예측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모델이다. LG그룹은 이미 이를 활용해 계열사 LG화학의 신약 개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어 이날 처음 공개한 엑사원 4.0 VL은 복잡한 전문 문서부터 이미지와 분자 구조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이 연구원장은 해당 모델이 엑사원 생태계에서 시각적 기능인 '눈'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타의 라마 4 스카우트 모델보다 성능면에서 앞서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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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LG AI연구원이 처음으로 공개한 '엑사원 4.0 VL'. 복잡한 전문 문서부터 이미지와 분자 구조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사진=김견희 기자 |
이 외에 챗 엑사원은 LG그룹 내 대표 워크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Enterprise AI Agent)다. 오픈 AI의 챗GPT와 사용 방법은 유사하지만, 범용적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내부 업무용에 더 특화해 있다. LG AI연구원이 강조해 온 '전문가 AI'의 철학이 생성형 AI에도 담겼다고 볼 수 있다.
현재 LG그룹 내 사무직 임직원 중 65%에 해당하는 5만 명이 사용 중이며, 국내외에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정규 LG AI연구원 AI에이전트그룹장은 "실제 그룹 내 사용자들의 피드백 또한 긍정적"이라며 "기업 내에선 대부분 대외비 자료가 많기 때문에 보안적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최 그룹장은 "챗 엑사원은 사용자 요청에 최적화한 결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서브에이전트와의 협업을 관장하고 수행된 기반으로 답변을 내는 수퍼 에이전트와 특화한 서브에이전트로 구성됐다"며 "진정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 엑사원 최고 경쟁력은 독자 기술...범용·보안성까지 갖춰
연구원은 엑사원의 차별하한 경쟁력으로 기술 주권 확보 및 독립성을 꼽았다. 세계 곳곳에서 최신 AI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LG그룹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의 경우 외부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계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취하는 반면 LG는 기술 주권과 데이터 통제권을 유지한 내재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I를 독단적으로 키워내는 것은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엑사원에는 기술 주도권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그룹의 철학이 녹아있기도 하다.
다양한 산업과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도 최대 강점이다. 다양한 크기의 모델과 다양한 기능을 통해 다양한 사용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센서 데이터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한 경쟁력이다. 엑사원은 최대 3만2768 토큰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긴 컨텍스트 이해 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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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최정규 LG AI연구원 AI에이전트그룹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LG그룹 제공 |
이 같은 특징으로 범용적인 AI 비서로도 손색이 없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비용적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엑사원 2.0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을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을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할 수 있다. 이 같은 엑사원 생태계는 LG그룹을 AI 중심 기업으로 바꿔 놓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인프라와 데이터 규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화영 AI사업개발부문장은 "우리나라는 압도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 활성화를 해줘야 기업들이 해당 인프라 위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문장은 데이터 규제 혁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엑사원 2.0은 병리 이미지나 유전자 변이 등을 학습해서 어떤 신약이 가장 적합한지 탐색한다"며 "병리 이미지는 국내에서도 확보할 수 있으나 유전자 관련 자료는 어렵다. 그런데 미국은 가능하다. 개인 정보 문제가 없는 한 오픈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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