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탈락한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조경태 후보의 표심을 누가 더 많이 가져오느냐가 최종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두 후보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는 한목소리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대여 투쟁'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다만 '찬탄 세력'에 대해 김 후보는 "품겠다"고 손을 내민 반면 장 후보는 "내부 총질자들과 같이 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는 득표율 50%를 넘는 당 대표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당 개혁과 인적 쇄신을 외쳤던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당심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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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결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결선 진출 확정 후 "이런 엄중한 때 분열하면 되겠나. 함께 우리 당을 지키자"며 "지금 이재명 독재정권의 칼끝은 우리 목을 겨누고 있다. 저는 9박 10일 동안 당사를 지키며 특검을 물리쳤다. 제가 선봉에 서겠다"고 당심을 자극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저는 평생을 투쟁해왔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를 이길 방법을 몸에 체득한 사람이다. 투쟁 안 해본 사람들이 말로 투쟁, 투쟁하는데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김문수 외에 누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당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조경태 후보와 협력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둘 다 오랫동안 관계가 많이 있다"며 "이런 분들이 당 내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는 이런 사람을 암세포처럼 잘라내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잘 융화해서 가는 게 중요하다"고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반면 장 후보는 내부 단결을 강조하면서도 찬탄파를 겨냥해 "내부 총질자"라며 같이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 후보는 결과 발표 후 연단에 올라 "이제 한 번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며 "분열을 안고 갈 것인지, 내부 총질자를 정리하고 단일대오로 갈 것인지 그 선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제가 오늘 이렇게 결선 무대에 서게 된 것 자체가 기적이다. 당원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신 기적이다. 장동혁을 선택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혁신과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분열 없는 국민의힘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당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 당의 전투력을 떨어뜨리는 분들을 통합이라는 애매한 말로 끌고 가겠다고 하면서 어떤 결단도 하지 못해 108명으로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못 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제대로 싸우고 여당과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의원 숫자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단일대오가 필요하다"며 "여전히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고 말씀하면서 당을 위험에 빠트리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갈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는 오는 23일 TV토론회를 거친 뒤 24~25일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국회 도서관에서 당대표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경선 역시 책임당원 투표 결과 80%, 국민 여론조사 결과 20%가 반영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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