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중심 수익 구조 한계...AI·OS·B2B 주력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양대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드웨어 중심의 수익 구조를 벗어나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플랫폼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가전 등 전통 하드웨어 부문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주춤하면서 양사는 구독형 서비스·운영체제(OS)·기업간거래(B2B) 설루션 등 비하드웨어 영역 확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는 분위기다.

   
▲ 고객이 일상 언어로 대화하면 맥락과 공간을 이해해 연동된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고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LG 씽큐 온'을 체험하는 모습./사진=LG전자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홈의 중심이 되는 '스마트싱스'의 연결성과 개방성에 초점을 두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냉장고·세탁기·TV 등 제품군에 AI 맞춤형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는 식이다. 가전끼리 유기적으로 연결돼 일상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연장선에서 AI 가전 구독 사업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AI 구독클럽'을 선보이면서 가전·모바일을 아우르는 AI 생태계 구독 모델을 본격화했다. AI 구독클럽은 가전·모바일·홈 사물인터넷(IoT) 제품을 월 단위로 구독하고, 삼성닷컴·멤버십 포인트와 연계해 혜택을 제공하는 통합형 구독 서비스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사용 경험 기반의 지속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구독클럽은 제품 판매 중심에서 AI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구독 생태계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비하드웨어 영역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TV 운영체제인 webOS 플랫폼 사업과 함께 냉난방공조·생활가전 중심의 가전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3분기 B2B(전장·공조 등) 매출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5조9000억 원,  구독 매출은 31% 성장한 7000억 원을 기록하며 LG전자 실적 개선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LG전자는 webOS 플랫폼을 통해 광고·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하고, 가전 구독 모델은 UP 가전을 중심으로 세분화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구독, 온라인, 플랫폼 사업 등 질적 성장 영역이 전체 매출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두 회사의 행보를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닌 산업 패러다임 전환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했던 반도체·가전 등 하드웨어 중심 산업이 AI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 모델을 통해 변동성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구조적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 기업의 비하드웨어 매출 비중은 2027년 25%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기반 구독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AI 서비스 기업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전자의 행보는 단순 제품 개발, 생산 기업에서 AI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전환을 상징한다"며 "AI 구독, OS, B2B 플랫폼 중심의 수익 모델 확장은 국내 제조업 전반의 체질 개선 속도를 높이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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