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12.3 비상 계엄 당시 원내대표 지위를 이용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나 3일 오전에 결정될 전망이다.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가 연말 정국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구속영장이 발부되든 기각되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여야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인용할 경우 이를 '사실상 내란 공모 혐의 인정'으로 규정하고,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 심판'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등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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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추 의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위를 이용해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5.12.2 [공동취재] |
이에 더해 민주당은 내란재판부 설치 등 '사법 정의 실현'을 전면에 내세워 사법개혁에도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될 경우 민주당은 '정치적 탄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추 의원의 구속영장 심사와 관련해 "당연히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법원이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국민의힘은 지난 1년간 자신들을 옥죄어온 '내란 몰이' 프레임을 뒤집는 결정적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구속 영장이 발부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은 추 의원의 구속을 '대여(對野) 전면전'의 기폭제로 삼아 내년 6.3 지방선거 전까지 더 강력한 대여 투쟁 모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 105인 이름으로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호소하는 집단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아울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추 의원 구속영장 규탄대회를 여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규탄대회에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양심과 용기를 믿는다"며 "영장은 반드시 기각될 것이고 무도한 내란 몰이는 그 막을 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구속영장"이라며 "추경호 다음은 국민의힘이 될 것이고, 그 다음은 국민이 될 것이다. 우리가 추 전 원내대표를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이유"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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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추경호 의원 구속 심사 규탄대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12.2./사진=연합뉴스 |
송언석 원내대표는 규탄사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그날 원내대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정치특검이 신청한 영장은 3류 공상소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상상력에 의존해 꿰어 맞춘 궁예 관심법에 불과한 허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물론 약 8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추경호 구속영장 기각'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이재명식 정치보복 독재정치 끝장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특검 수사를 규탄했다.
구속영장 심사를 위해 이날 오후 2시 19분 쯤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찾은 추 의원은 장 대표, 송 원내대표 등 동료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그는 법원을 향해 "정치적 편향성 없이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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