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20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유한국당 당원들로 가득찼다. 사전 공지된 대로 한국당 당색(黨色)인 빨간색 상의를 갖춰 입고, ‘문재인 STOP 국민심판’이라고 적힌 손피켓까지 든 당원들은 “문재인 좌파독재정부 각성하라”, “자격 없는 이미선 임명을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쳐댔다.
한국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당원 등 약 2000여명이 참석한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번 장외투쟁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 안보, 인사 등 각 분야를 조목조목 규탄했다. 집회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광화문사거리까지 전 차로를 막고 진행됐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맞서 대여투쟁 최전선에 나설 김광림·주광덕·김도읍·장제원·곽상도·백승주·성일종·김종석·최연혜·임이자 의원 등 ‘10인의 전사’ 명단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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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이날 첫 연설자로 나선 김태흠 의원(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2년도 채 안 돼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인사가 15명”이라며 “문재인 좌파독재정부는 국민도, 국회도, 인사청문회도 아무것도 필요 없는 오만한 정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 세금으로 관사에 살면서 부동산 몰빵 투자를 했는데, 사과 한마디 없고 부인 탓만 했다”며 “‘주식 전문가’ 이미선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 강행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마저 ‘개무시’ 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재판부를 압박해 김경수 경남지사를 보석으로 석방시켰다. ‘친문무죄 반문유죄’, ‘친문석방 반문감방’이라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좋아할 말만 골라서 하는 사람, 김정은 대변인 노릇 할 사람을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정권은 종북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연단에 올라 “이념의 포로가 된 이 정권은 적폐세력 청산만 이야기하고 지지율이 떨어지면 북한만 바라본다”며 “북한과 적폐청산만 하는 ‘북적북적 정권’”이라고 비꼬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 “정권이 헌법재판관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해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친문재판소’를 만들려 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후보 임명을 강행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이 위헌 결정되면 우리의 노력도 소용이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또한 “의회 민주주의를 장악하려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라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의당이 힘을 합쳐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가 도입되면 이제 국회를 버리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도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선심용, 총선용 돈 쓰기”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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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날 첫 장외집회에 나선 황교안 대표는 “문 대통령은 경제 살릴 외교는 하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한다”며 “김정은을 대변하는 일을 중단하고 무너진 한미동맹을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영국 총리와 프랑스 대통령 면전에서 박대당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몇 분간 단독회담 했나”라며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구걸하고 다니는데, 대한민국 자존심을 어디다 팔았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잡아넣고, 아무리 큰 병에 시달려도 끝끝내 감옥에 가둬놓는데, ‘친문무죄 반문유죄’가 이 정권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맞느냐”고 외쳤다. “경제는 폭망하고, 안보는 김정은에게 구걸하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문 대통령 순방지인) 우즈베키스탄까지 목소리가 들리게 외치자”며 운집한 당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규탄 발언을 마친 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청와대 인근 효자동 주민센터를 향해 가두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