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 증권범죄수사단, 이럴 거면 왜 없앤 걸까
라임·옵티머스 등 다수 피해자 동반하는 금융범죄 쉴새 없어
김규태 기자
2020-07-26 12:29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여의도 금융권에서 일어나는 대형 금융범죄를 전담해온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공백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금융권이 다수의 피해자를 동반하는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면서 부터다.


남부지검 합수단은 지난 2013년 5월 발족 후 2019년 11월까지 만 6년 넘게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 965명을 기소하고 이중 346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올렸다.


합수단은 금융감독원·국세청 등 관련기구 파견인력을 검찰이 지휘하는 형식으로, 출범하자마자 6개월 만에 주자조작사범 48명을 구속하는 등 금융범죄수사의 최일선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후 '직접수사부 축소' 지시를 내리면서 특수부와 함께 폐지됐다. 합수단이 맡던 금융범죄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 1·2부 및 공판부로 재배당됐다. 당시 합수단을 지휘한 김영기 부장검사는 광주지검 형사3부장으로 발령났고, 합수단 인력 20여 명은 공판부와 기존 파견처(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금융위원회 등)로 뿔뿔이 흩어졌다.


   
2월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등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재차 터지고 이러한 사태가 정계 및 관료들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합수단을 다시 살려야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천문한적인 금액의 환매 중단 사태나 환매 연기 등은 그 배경이 수상하고 범죄성격이 더 복잡해지면서 이를 밝히기 위한 전문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만 해도 라임·옵티머스 뿐만 아니라 디스커버리운용의 부동산대출 펀드·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JB자산운용의 영국 루프탑펀드가 환매 연기되는 등 금융사고가 쉴새 없이 터졌다.


이에 대처하기 위한 금융감독원은 정작 수사권이 없어 그 한계가 명확하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범죄의 온상이 된 사모펀드, 원인과 대책' 세미나에서 검찰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증권·금융범죄 특성상 다수의 피해자를 동반하는 민생과 직결되는 영역인데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검찰의 직접수사를 폐지하는게 과연 타당한가"라며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적지 않아 검찰 수사를 무력화시키려는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 또한 세미나에서 "금융범죄는 더욱 교묘해지고 대형화하는데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에 대처할 수사기구를 해체해 버렸다"며 "금융범죄에 대처할 수사기관이 반드시 필요하고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관련 사건을 여러차례 다뤄온 김동준 변호사(43)는 본지 취재에 "전담수사부서를 없앤 것은 그동안 쌓은 수사 노하우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금융범죄는 단시간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인력이 흩어지고 일반 수사부서로 대응하는 등 유명무실화되어 과거와 같은 수사 속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남부지검 합수단은 중대범죄로 판단되면 바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는 '패스트트랙' 조치를 활용해,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코스닥상장사 리드 경영진의 횡령 혐의를 포착해 기소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패스트트랙' 및 증권선물위원회를 통해 연간 주요 경제범죄 100여 건을 합수단에 넘겨왔다.


민생과 직결한 주가 조작 사건 등 경제범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복잡해지고 있다. 집중시켰던 수사 역량을 해체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보고 있는 격이다. 향후 합수단이 재출범하여 금융범죄를 억제하고 '민생 중시'라는 검찰개혁 기조를 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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