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창의 강조…"이익 줄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 하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한 가운데 그가 생전에 남긴 어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를 통해 "다른 나라는 남녀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혼자 분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으로,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탁아소·유치원 시설을 많이 제공, 여성의 사회생활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업도 여성에게 취업 문호를 활짝 열고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비해 줘야 한다"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더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같은해 신년사에서는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불과 3년 뿐"이라며 "외부환경의 위기, 내부혁신의 위기, 시간의 위기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지난 30년간 하면 된다는 '헝그리 정신'과 남을 뒤쫓아가는 '모방정신'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의 기적을 만들어 냈으나 이제 더 이상 재래식 모방과 헝그리 정신만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없게 됐다"면서 "자율과 창의가 21세기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이자 '정신적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설파했다.

또한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간의 지적 창의력이 부의 크기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는 기술개발과 무형자산을 확대하는 데 그룹의 경영력을 집중해 나가야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주주·고객·국민 누구에게도 떳떳하고 당당한 바른 경영, 믿음을 주는 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면서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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