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대리점 분화 과정서 계약 승계 관련 입장차
노조 "택배 근로자 고사 목적 불법 택배 접수 중단"
㈜한진 "김천 대리점 택배 기사와 합의"
대리점주 "사태 장기화 되면 생존권 위협"…소비자 피해 우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진과 택배연대노조 간 조합원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선 대리점주들과 배송 지연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6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진택배 노조는 출정식을 개최해 △경기 광주 △이천 △성남 △고양 △경남 거제 △경북 김천 △울산광역시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 전면 파업을 전개했다.

   
▲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 1층 로비에서 무기한 점거 농성에 돌입한 한진택배 노조./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


이번 파업에는 7개 지역 조합원 280여명이 참여한다. 노조는 "김천 대리점이 북김천과 남김천 대리점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신규 소장이 조합원들을 한 대리점으로 모은 뒤 일감을 줄이려 했다"며 "이에 반발하자 북김천대리점 소속 조합원 4명이 집단 해고를 당했다"며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공격적 직장 폐쇄임과 동시에 부당 노동행위"라며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원 49명은 1층 로비에서 무기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는 "㈜한진은 사회적 합의를 위반하고 대화는 거부하며 택배 근로자들을 고사시키려는 목적으로 불법적으로 택배 접수를 중단했다"며 "노조는 살기 위한 마지막 선택으로 불가피하게 ㈜한진 본사 1층 로비에서 무기한 점거 농성에 돌입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회사측 입장은 전혀 다르다. ㈜한진은 "기존 대리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계약포기 의사를 밝혀 공개모집을 통해 신규 대리점과 계약했다"고 말했다.

㈜한진 관계자는 "신규 대리점이 물량 증가·안정적인 대리점 운영을 위해 일부 택배 기사들을 새로이 모집했고, 기존 기사들과도 계약을 맺기 위해 여러 차례 개별 면담을 요청했다"고 밀했다. 이어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김천 대리점 택배 기사와 지속적인 협의 끝에 계약 승계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진은 경기 광주 등 파업이 발생한 7개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집하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진 측은 "고객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정상 배송이 이뤄지면 즉각 해제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한진택배 물량 6만5000여개는 물류 창고에서 발이 묶인 상태다.

대리점주들은 노조 파업으로 인해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경기 광주·성남 지역 일부 한진택배 대리점주들은 "지금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회사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파업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어 한진택배를 통해 물품을 받게 될 소비자들의 불편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CJ대한통운도 택배노조 파업으로 진통을 겪었으나 지난 25일 밤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 경남 창녕 지회는 대리점주 성모 소장이 근태 불량을 이유로 이모 지회장을 포함한 기사 2명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자 23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물품 3000여개에 대한 배송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대리점에 고객들이 직접 찾으러 오는 일도 생겨났다.

전날인 25일부터는 영남권 CJ대한통운 택배노조원 1200여명 중 800여명이 파업에 들어간다고 했으나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 취소됐다. 따라서 오는 27일부터 예고됐던 전국단위 파업도 없던 일이 됐다는 게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회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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