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문수-안철수-나경원-유정복, 불출마 오세훈 연쇄 회동
오세훈 '약자와 동행' 정책 콘텐츠 공약 약속...중도표심 흡수 의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 그가 제시했던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겠다며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수도권과 중도층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 받는 오 시장의 지지율을 흡수해야 경선은 물론 본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오 시장 집무실에서 조찬 회동 갖고 "서울시의 훌륭한 정책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오 시장의 도움을 받아 대선 공약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조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 교육복지 플랫폼인 ‘서울런’에 대해 "서울 8학군, 학원 못 가는 집안 자녀도, 강원도·제주도·전라도 어디에 살든 좋은 인터넷 강의를 듣고 성적이 올라가고 성적이 좋아져서 명문대에 많이 가는 실적이 다 있다"라며 이를 전국에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6일 서울시청을 차례로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했다. 왼쪽부터 이날 회동을 마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오 시장, 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2025.4.16./사진=연합뉴스
특히 그는 오 시장의 민생 복지정책인 ‘디딤돌 소득’에 대해 "현재 기초생활수급 제도를 능가하는 정책"이라며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대권 도전에 나선 나경원 의원 역시 이날 오 시장과 회동을 가졌다. 그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이 대선에 출마는 안 했지만, 정책은 대선에 출마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정책은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특히 오 시장의 '디딤돌 소득' 정책에 대해 "근로 의욕을 고취해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제도"라며 "대통령이 되면 디딤돌 소득을 전국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오 시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제가 오 시장의 중도 확장성을 안고 우리 당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안 의원은 "오 시장과 저는 중도 확장성 부분에서 겹치는 부분이 꽤 많다"며 "(오 시장의) 약자 동행 정책은 제가 공약했던 안심 복지와 유사하다. 그런 것들을 충분히 녹여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오 시장은 지난 15일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 후보와 만찬을 한 데 이어 16일, 김문수-나경원-안철수-유정복 예비 후보까지 연달아 다섯 명을 만났다. 오 시장을 만난 여권 주자들은 저마다 오 시장의 정책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오 시장도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에게 본인의 공약과 서울시 정책이 담긴 USB와 자료집을 건네며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오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중도보수표가 있지않나"라며 "지금 중도보수표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김문수-홍준표-나경원 예비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그동안 대선을 준비해 왔으니, 자신의 가지고 있는 정국 구상 등 청사진을 잘 받아주는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