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업황 악화에도 500억 회사채 완판 성공해 주목 끌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로 실적과 수주 모두 성장
[미디어펜=서동영 기자]한국토지신탁이 신탁업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실적과 수주고는 더 오르는 등 탄탄함을 과시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관리와 함께 사업 다각화 등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 한국토지신탁과 해안건축사무소 관계자들이 시니어 레지던스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토지신탁)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22일 500억 원 규모로 진행된 회사채 모집에서 510억 원 매수 주문을 받았다.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30bp 금리를 제시해 2년물은 28bp, 3년물은 28bp에서 목표 수요를 채웠다.

이번 한국토지신탁의 회사채 완판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걸림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22일에는 한국토지신탁뿐만 아니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LX핀토스 등 모집금액이 1조 원이 넘는 회사채도 발행됐다. 

게다가 최근 신탁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점도 악재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8일 교보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기업신용평가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두 회사의 신용등급은 각각 A-와 BBB+를 유지키로 했다. 

교보자산신탁은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개발신탁(책준형 개발신탁)’ 위험이 현실화되면서 지난해 240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책준형 신탁이란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신탁사가 대주단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상환 부담을 지는 구조다. 최근 책준형 신탁사업 리스크 커지면서 이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부채비율이 2023년 말 47.7%에서 지난해 말 167.6%로 상승했다. 

이같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국토지신탁이 회사채 모집에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실적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2210억 원으로 2023년 1871억 원 대비 18%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 수익은 282억 원 증가한 1299억 원이며 당기순이익은 279억 원으로 약 11% 늘었다.

수주도 쌓이고 있다. 지난해 수주액은 1412억 원으로 2023년도 539억 원 대비 2.6배 증가했다. 올해도 수주 소식을 들려주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동작구 사당동 252-15일대 역세권활성화사업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구역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같은 성과는 시장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 덕분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전부터 책준형 신탁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또한 사업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이달 해안건축과 함께 시니어레지던스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김성진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 1개 본부를 추가 설치, 기존 2개 본부 6개팀에서 3개 본부 7개 팀으로 조직을 확대했다. 또한 리츠사업팀은 2개로 늘리고 전략사업팀도 기존 3개에서 4개 팀으로 만들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수주의 외적·내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도시정비와 리츠, 신사업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