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피해 줄이고 고객 편의성 높여
[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텔레콤은 실물 유심(USIM)을 교체하지 않고도 정보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심 부족 사태와 금융 재인증 등 기존 유심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고객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T T 타워 전경./사진=SK텔레콤 제공


‘유심 재설정’ 솔루션은 전국 T월드 매장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기능은 유심에 저장된 정보 중 사용자의 식별 및 인증 정보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는 누군가 기존 유심 정보를 활용해 시스템 접속을 시도하더라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유심 교체와 유사한 수준의 보안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유심 내부에 저장된 금융 인증서, 티머니, 연락처 등 개인 설정 정보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따라서 유심 재설정은 정보 유출 방지는 물론 번거로운 인증 절차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처리 가능하다. 실물 유심과 eSIM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SKT는 우선 유심 교체 문자를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재설정 서비스를 우선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2일부터는 유심 교체 예약 고객에게도 일정 안내를 강화하며 고객이 원할 경우 추후 전국 매장에서 1회에 한해 실물 유심으로 무료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 전략기술센터 부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초기 해킹 사태 당시 유심 부족과 금융기관 재인증 문제로 고객 불편이 컸다”며 “유심 재설정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별도의 금융 재인증 없이도 대부분의 서비스를 정상 이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며, 다만 삼성페이는 기술 테스트에서 일부 예외로 분류됐다”고 덧붙였다.

이 솔루션은 단순한 장비 문제가 아닌, 복수의 네트워크 노드(연결 지점) 간 연동 검증이 필요해 도입까지 시간이 소요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SKT는 앞서 대리점과 본사 서버 간 통신 보안도 문제없다고 강조하며, 고객이 스스로 설정을 변경하는 '셀프 유심 재설정'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SKT는 이날 자정 기준 유심 교체를 완료한 고객이 총 143만 명이며, 대기 중인 예약 고객은 722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다음 달까지 1077만 개의 유심 물량을 추가 확보할 예정으로, “다음 주부터는 재고 부족으로 교체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SKT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SKT는 로밍 이용자도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12일 밤부터 기능 고도화를 적용한다. 고객신뢰회복위원회 구성도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1∼2주 내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유심 재설정은 고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보안 수준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유심 교체와 재설정 두 가지 옵션을 고객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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