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DS)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에 속도를 낸다. DS 부문이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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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R&D에만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한 9조348억 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설비 투자(CAPEX)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늘어난 12조 원 가까이를 사용했다.
이 중에서도 DS부문에 들인 시설 투자 비용이 10조9480억 원으로, 전체 투자 금액의 91.2% 차지한다. 1분기 기준 반도체 시설 투자에 10조 원 이상 쓴 적은 처음이고,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의 설비 투자액 7조 원과 비교해서도 상당한 금액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고전 중인 DS 부문을 재건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공급 승인과 더불어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HBM4)을 시장이 개화하기 전, 올해 하반기까지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까지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다가올 6세대 제품인 HBM4부터 확실한 승부를 걸어 본다는 입장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HBM4, 커스텀(맞춤형) HBM 등 신시장에 대해서는 작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차질 없이 계획대로 개발하고 양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전 부회장은 HBM 개발팀을 신설해 설계 역량을 강화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DS부문 전 임원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5차례 열며 월환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토론 문화 부활(C.O.R.E워크)에도 신경쓰고 있다. 경직된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하고 소통을 강화해 최대한의 역량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전 부회장이 앞장서 총력을 기울일만도 한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위한 퀄테스트(품질 인증) 절차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결과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HBM의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개발에 주력해 맞춤형 HBM 단계부터 주도권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52.5%, 삼성전자 42.4%, 마이크론 5.1% 순이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양산에 이어 하반기에는 2나노 양산까지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공정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율로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선점과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TSMC·인텔과의 경쟁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시장 점유율 회복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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