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이노텍이 기판소재 및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하며 애플 의존도 낮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함께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핵심 축으로 고부가 반도체 기판과 자율주행 핵심 부품 중심의 전장 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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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사진=LG이노텍 제공 |
11일 업계에 따르면 광학솔루션 사업 중심에서 반도체 기판과 전장 부품, 로봇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 및 차량용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듈을 주축으로 반도체용 부품 사업을 2030년까지연 매출 3조원 이상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장 부품 사업부는 전기차 시장의 완만한 성장세 속에서도 중장기 성장을 기대하며 전략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먼저 차량용 플렉서블 입체 조명 모듈인 '넥슬라이드'를 생산해 국내외 9개 완성차 브랜드에 공급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넥슬라이드는 지난 2014년 상용화 이후 10년간 연평균 매출 4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도 양산 중이다. 올해 10월부터는 멕시코 공장이 가동된다. 전기차 캐즘으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기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차량을 겨냥한 차량용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듈도 올해 하반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용 AP는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내부에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디지털 콕핏 등 다양한 전자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차세대 디지털 키도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와 유럽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다각도로 협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LG이노텍의 이 같은 투자 전략을 두고 자율주행 고도화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확산 추세에 따라 향후 매출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다소 둔화되며 단기간 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반도체 기판 사업과 관련해선 최근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크기를 20% 이상 줄여 슬림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코퍼 포스트(Cu-Post·구리 기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 제품에 적용한 바 있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를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을 통해 직접 연결한 기존 방식과 달리 구리 기둥을 활용해 솔더볼 간격과 크기를 축소한 제품이다.
이 같은 사업 역량 확대는 광학솔루션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LG이노텍은 그간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주력으로 삼아왔으며, 이 가운데 애플향 매출이 전체의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이폰 공급망 내에서는 독점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2020년대 초반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자율주행, 차세대 패키징 등 미래 기술 전환 흐름에 맞춰 전방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주 고객사 애플 이 외의 수익 구조를 대비하는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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