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내란특검 연장, 특별재판부 설치 등 쟁점 현안에 대해선 여전히 입장 차를 보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오찬 모두발언에서 "내란 우두머리와 주요 임무 수행자 등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처벌의 교훈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듯, 대한민국 역시 적어도 내란과 외환에 대해선 무관용의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오늘 여야가 만난 만큼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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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2025.9.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사진=연합뉴스 |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대안도 제시하고 좋은 토론도 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며 "외교·안보·국방에는 특히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 여야가 정파 이익보다 국가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정치보복 수사를 끊어낼 적임자"라며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 싶다면 특검 연장법이나 특별재판부 설치법 등에 대해 과감하게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대표는 이날 여야 대표 오찬 이후 오후 1시20분터 1시50분까지 30분간 이뤄진 이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도 특검수사 등 정치 현안과 관련된 의견을 가감없이 전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미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또 장 대표는 "특검 수사 진행 와중에 민주당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수감시설) CCTV를 열람한 인권침해적 활동을 한 것은 대통령이나 정부가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식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되풀이돼 온 정치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가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했으며 "특검 기간 연장,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같은 사법파괴 시도에 강력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말씀 드렸다"고 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며 "특히 검찰 해체 시도와 관련해서는 수사체계에 혼선이 가지 않도록 정부가 세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야당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특히 장 대표가 '무리한 야당 탄압'과 '끝없는 내란몰이'에 대해 항의하자 이 대통령은 "정치가 만인 대 만인의 투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한다"고 언급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 외에도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더 센' 상법 및 방송법에 대한 보완 입법,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대한 조치 등도 요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공감한다"고 답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이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정말 야당과 단순히 보여주는 '쇼통'을 하지 않고 진정한 소통을 하려면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여당이 3대 특검법과 특별재판부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상황을 정리해 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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