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교체·데이터센터 수요 적극 대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S일렉트릭이 북미를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낙점하고 신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AIDC)를 겨냥한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초고압 변압기, 직류(DC) 전력 설루션 등 주력 기술을 앞세워 현지 전력망 현대화와 AIDC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전경. /사진=LS일렉트릭 제공


10일 업계예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신재생 전시회 'RE+2025'에 참가해 차세대 ESS 플랫폼, 초고압 변압기, DC 전력 설루션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북미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발전 기조에 맞춘 기술력을 선보였다.

북미는 탄소중립 정책과 전력망 현대화 수요가 맞물리며 신재생 에너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전력망의 약 40%가 노후화된 상태여서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S일렉트릭 입장에서는 신재생과 전력망 현대화라는 두 가지 기회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다.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ESS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SS는 태양광·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대형 배터리에 저장해 두는 장치다. HVTR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로 송전하거나 데이터센터·공장에서 쓸 수 있도록 변환해 주는 장치로, 노후 전력망 교체에 반드시 필요한 설비다.

LS일렉트릭의 DC 전력 솔루션은 ESS와 AIDC 등 직류 기반 설비에서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교류(AC)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직류 체계를 유지해 효율적인 전력 운용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회사는 이 같은 주력 제품군을 현지에서 직접 소개하며 수주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앞서 미국 하이퍼스케일 AIDC에 4600만 달러(한화 약 642억 원) 규모의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에는 대규모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배전반과 차단기, DC 솔루션 등이 포함됐다.

실적에서도 북미 공략 성과가 드러난다. 전기부문 내 북미 매출 비중은 2024년 말 약 20%에서 올해 2분기 33%로 확대됐다. 고압 변압기 수주 잔액 역시 2023년 말 2조3000억 원에서 2024년 말 3조4000억 원으로 늘어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시장 유망성도 높다. 북미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재생에너지 확대, AIDC 폭증이라는 3대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모도르인텔리전스는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이 2025년 158억 달러에서 2031년 235억 달러 규모로 커지며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딜로이트는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4년 4GW에서 2035년 123GW로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SS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미국 전체 에너지 저장 시장이 2024년 1067억 달러에서 2034년 1조49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연평균 29% 이상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 환경도 우호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력 인프라 개선을 위해 규제 완화와 함께 스마트 그리드 구축, 분산형 전력 시스템 확대 등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는 신재생 확대와 AIDC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이라며 "LS일렉트릭이 ESS·변압기·DC 솔루션 등 주력 제품을 앞세운 만큼 장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지 EPC(설계·조달·시공) 네트워크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북미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는 대형 EPC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어서, 네트워크 구축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것이 북미 시장 성장 전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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