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벤츠에 40인치 초대형 디스플레이 공급
삼성D, '드라이브' 앞세워 전장 브랜드 강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완성차 고객사를 중심으로 차량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 고도화에 따라 차량 내부 스크린과 해상도가 확대되고 파노라믹·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고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 삼성디스플레이가 'IAA모빌리티 2025'에서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로 새롭게 선보인 '디지털 콕핏'./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보통신(IT) OLED에서 확보한 고해상도·저전력 기술을 기반으로 전장 패널 사업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글로벌 패널 업체 중 유일하게 참가해 차세대 자율주행차용 OLED를 선보이며 전장 브랜드 ‘드라이브’도 공개했다. IT OLED 기반의 저전력·초고해상도 기술을 전장 패널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테슬라 차세대 라인 공급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하이브리드 OLED, 퀀텀닷(QD)-OLED 등 고사양 기술을 적용한 전장 전용 라인 투자에 나설 경우 시장 구도가 크게 재편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전장 사업은 고객사 확대와 함께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회사는 2026년형 메르세데스-벤츠 GLC 전기차에 40인치 옥사이드 TFT 기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하이퍼스크린’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LG디스플레이가 옥사이드 기반의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와 벤츠는 2004년부터 20년 이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현재는 곡면 구현이 가능한 P-OLED 패널까지 공급하고 있다. 최근 LG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의 회동에서도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기술 등 협업 확대가 논의되며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의 사업 비중 변화도 뚜렷하다. 3분기 분기보고서 기준 매출 비중은 IT 37.3%, 모바일 34.9%, TV 19.1%, 자동차 8.7%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매출을 분리해 기재하지 않았지만, 전장 패널 공급이 늘면서 지난해부터 별도 항목으로 분리했다.

OLED 중심 재편 이후 수익성도 회복세다. 3분기 선수요가 늘며 패널 평균 판매가(ASP)가 면적당 136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했고, 파주·광저우 OLED 라인의 감가상각이 종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 431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BOE·TCL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장 OLED 투자를 확대하며 추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완성차 브랜드가 디지털 콕핏, 브랜드 UX 차별화 경쟁에 나서면서 화면 구성과 패널 사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기술 완성도·양산 안정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 유망성도 높다.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매출 기준)는 지난해 8억8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48억6000만 달러(6조7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차량 내 대형 OLED 채택은 필수로 간주된다”며 “한국 패널 업체들이 성형 자유도·화질 성능·내구성 등 핵심 기술 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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