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다양한 이슈들로 신망을 잃은 수입차 브랜드이지만 다양한 프로모션들로 여전히 국내 고객들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런 수입 디젤차량의 인기를 반증하듯 지난해 우리나라는 디젤 차량의 수출보다 수입이 높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적자 추세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지는데 이는 국내 소비자의 수입차 선호가 여전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 보다 원천적인 돌파구마련을 위해 국내브랜드들이 노력중이다.

2일 한국수입차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디젤 승용차 무역수지는 14억1684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디젤 승용차 무역 수지는 2010년 41억여달러 흑자를 낸 이후 2011년 54억여달러, 2012년 44억여달러, 2013년 33억여달러, 2014년 8억7000여만달러까지 흑자 규모가 줄어왔다.

이는 디젤 승용차 수입은 급증했지만 수출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디젤 승용차 수입은 62억9359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이전 최다였던 2014년의 49억773만달러보다 28% 이상 급증했다.

배기량별로 2500cc 이하는 전년 대비 22.9% 늘어난 41억5986만달러, 2500cc 초과는 40.1% 폭증한 21억3373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디젤 승용차 수출은 48억7675만달러로 전년의 57억8619만달러보다 15.7% 줄었다.

2500cc 초과 차량 수출액은 2014년 5782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6164만달러를 기록했지만 2500cc 이하 차량 수출액이 같은 기간 57억2836만달러에서 48억1511만달러로 15.9% 줄면서 전체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첫 디젤 승용차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디젤 승용차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수입 승용차 24만3900대 중 68.9%인 16만7925대가 디젤 승용차였다. 수입 승용차 3대 가운데 2대 이상이 디젤 승용차인 셈이다.

폭스바겐의 조작 사태로 디젤 수입차에 대한 논란이 커진 올해에도 디젤 승용차 무역수지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2500cc 초과 디젤 승용차 수출은 422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수입은 3억9112만달러로 3억8691만달러 적자를 냈다.

2500cc 이하 디젤 승용차의 수출이 11억5959만달러로 수입 8억5661만달러를 3억298만달러 웃돌았으나 전체 무역수지는 8393만달러 적자에 머물렀다.

다만 디젤 승용차 수입 열기가 주춤해지는 신호는 감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2500cc 초과 디젤 승용차 수입액은 작년 1분기보다 28.4% 줄었고 2500cc 이하 디젤 승용차 수입액은 같은 기간 3.0% 감소했다.

2500cc 초과는 22분기만에, 2500cc 이하는 25분기만에 전년 동기대비 수입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업계에선 이런 국내 시장 상황을 기현상으로 보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디젤차량이 국내에서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반 내연기관의 차량들이 친환경차량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하이브리드와 클린디젤 두가지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벌어진 폭스바겐의 디젤파문으로 클린디젤이란 슬로건이 무의미 해졌다. 

이후 다양한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방식의 친환경차량으로 방향을 전환한 상황이고 소비자들역시 디젤차량보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수입차들의 프로모션과 함께 수입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차량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 브랜드들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국내생산이라는 장점으로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에 따라 고급화도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디젤 승용차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디젤 승용차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 디젤 승용차가 더는 친환경차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디젤 승용차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수입차브랜드들과의 승부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기위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