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문재인 정부가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은 가운데 재계는 악화되고 있는 경영환경을 바라보며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의 기업규제 정책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면서 소통부재가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는 기업 입장 반영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의 ‘원웨이’ 정책 추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와 소득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수가 활성화 되면 기업의 소득이 늘고, 투자와 고용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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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을 위해 기업인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문 대통령,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황창규 KT 회장, 허창수 GS 회장. /사진=연합뉴스 |
기업들도 일단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기업들은 올 하반기 채용 및 투자 확대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열린 대통령과 15대 그룹 대표단 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력은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간담회에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중견기업의 대표가 깜짝 초청됐고, 메뉴 선정 등에서도 기업들의 노력을 촉구하라는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향후 기업들의 ‘일자리 확대’와 ‘상생’ 노력이 정부와의 관계에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정부 역시 기업들의 노력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기업들은 채용을 확대하고,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정부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그룹 관계자는 “채용을 늘리고 협력사 지원범위를 확대하는 등 기업들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투자의 균형도 고려해야 하는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는 상황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관련 정책은 정부 방침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시기와 방법 등에서는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틀은 바꾸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대기업 개혁의 고삐를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정위는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했다. 기업집단국은 오는 2019년 9월 30일까지 한시 조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조사국은 상위 재벌 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와 정보 수집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재벌개혁'부터 '세법개정안' 등 주요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규제는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조이기가 강화되면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 파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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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칵테일 타임'을 열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상의회장 등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저임금에 이은 법인세 인상도 기업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법인세는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기존 최고세율보다 3%포인트 높은 25%를 적용한다. 이 경우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증가분은 총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은 22.2%다. 재계는 미국과 프랑스 등 경제 선진국들이 법인세를 깎아주며 기업 기살기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우리 정부는 법인세 인상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북 리스크 등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의 현실을 반영할 팔 필요가 있다”며 “외부적 요인으로 우리 경제가 큰 압박을 받고 있어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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