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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갈 길 가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가 유력한 가운데 실제 관련 내용이 조만간 공식 발표될 경우 제주항공 측이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이스타항공 M&A를 사실상 접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1000억원대의 채무 문제를 해결하고 오라"며 사실상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혀둔 상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에 있어 경영지원금 100억원과 인수 계약금 115억원 등 총 215억원 가량을 납입한 상태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에 대한 재무실사를 거듭하며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와 제주항공 경영진은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두 회사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가 됐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이 '노딜' 선언을 할 경우에도 크게 책임질 부분은 없고, 있다 해도 매우 제한적이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대(對) 제주항공 소송이 꼽힌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항공의 입장문 발표를 주시하겠다"며 "인수를 하지 않을 경우 성명을 내고 시민단체와 연대해 불매운동을 벌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노조는 제주항공과 법정 다툼을 할 계획은 없다. 박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소 제기를 언급한 적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아직은 소송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관련 사안에 대한 법리검토는 해봐야 알 것"이라며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을 공동정범으로 보고 고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불발이 발표될 경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의 화살은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가에서 제주항공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제주항공은 항공기 한 대당 6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스타항공은 70여명 가량 된다"며 "구조조정 없이 그대로 인수하게 될 경우 기존보다 더 큰 조직을 꾸리게 돼 경영상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인수를 하게 되더라도 감원은 필연적이라는 이야기다. 정부 당국에 대해서도 그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금융권과 협의해 인수 비용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지원 해줄테니 고용은 유지하라는 것은 국토부가 그저 맹목적인 M&A 성사에만 관심을 둔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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