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적 대형 항공사 간 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재무상 부담을 줄이고자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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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삼성전자 전자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전용 적립몰을 운영한다./사진=대한항공 제공 |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한항공은 자사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삼성전자 전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전용 적립몰을 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네이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스카이패스 600마일리지를 차감하면 구독형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트립닷컴 △클룩 △현대백화점면세점 등과도 마일리지 적립 제휴 관계를 맺고 있고, 이-스카이숍에서도 로고 상품을 마일리지로 살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워커힐 호텔·무착륙 관광 비행 등으로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해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제휴 기간이 만료된 경우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한다고 했다.
두 항공사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시대에는 마일리지 사용 기회가 매우 한정적"이라며 "소비자 편익 증대를 모색하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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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마케팅 차원에서의 설명이고, 실상은 회계상 이연 수익(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최대한 빨리 소진해 부담을 덜고자 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령 마일리지 적립 수준이 항공권 가격의 10% 수준이고, 소비자가 200만원어치를 구입하면 항공사는 부채 20만원을 지게 된다.
원가와 관련한 부분인 만큼 마일리지에 따른 이연 수익은 영업 비밀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재무제표를 확인해보면 이연 수익은 각각 2조5915억원, 9113억원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경우 마일리지 부채가 상당할 것임을 시사한다.
일반 소비자들은 양대 항공사들이 한 회사로 합쳐질 경우 마일리지 환산 비율은 어떻게 책정될지에 대해서도 관심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사들은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사용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에는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이는 곧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시장 가치가 산술적으로 33% 가량 높게 평가됨을 의미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보다 아시아나항공 회원들이 마일리지 전환 비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두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소진을 장려하는 이유는 소비자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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