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연일 상승기로를 달리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주춤하는 양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안 후보 지지율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후보를 둘러싼 '야권 단일화' 논의의 불씨도 사그라 드는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어 단일화 여부는 끝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정국이다.
안 후보는 여야 양강 대선 후보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존재감 부각에 힘쓰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은 전주(15.1%) 대비 5.5%포인트 하락한 9.6%였다. 윤석열 후보는 전주 대비 6.2%포인트 상승한 41.4%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한데 따르면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 하느냐'고 물은 결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와 동일한 17%를 기록하면서 변동이 없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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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21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반도체산업 현장을 방문했다./사진=국민의당 |
안 후보의 지지율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던 작년 12월부터 무서운 속도로 상승했다. 약 한달 전인 12월 셋쨋주 여론조사에서 4.6%에 불과했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한달 여 사이 10% 넘게 치솟으면서 양강 후보를 긴장시키도 했다.
그러나 조사기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파죽지세의 기세로 상승세를 달리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20%를 목전에 두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최근 들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연일 상승 그래프를 이어가면서 '단일화'에 대한 야권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조사에서 (윤 후보가) 1위를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단일화를 왜 꺼내냐"면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18% 이상까지는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가 그렇게 이루어지기가 힘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지난 2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1%만 오르면 된다고 하신 말씀”이라며 “고지가 눈앞에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단일화' 질문에는 “제가 없고 녹음기만 놔둬도 될까요?”라면서 완주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연일 여야 양강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수위를 끌어 올리면서 존재감 부각에 힘쓰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양자TV토론에 대해 "양당 토론 담합은 민주주의에 반하고, 민심에 반하고, 기존 사례에도 반하는 삼합 담합"이라며 "불공정 토론, 독과점 토론, 비호감 토론의 삼합 토론"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두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를 향해서는 "(여야 후보들에게) 나오는 것은 녹취록들, 그것도 아주 긴 녹취록들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 논란과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 논란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고공행진 중이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멈춤세를 보이는 가운데, 안 후보가 다시 자신의 경쟁력으로 양강 후보를 긴장시킬 만큼의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야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큰 상황에서 대선이 가까워 질수록 유권자들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여론조사 마다 다르긴 하지만 10%대 중후반대를 계속 기록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김종인 전 위원장이 18%는 넘겨야 한다고 했는데, 그정도 넘기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안 후보 지지율이 예전처럼 급상승하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을 배재하긴 어렵다.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