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국당 4월 합당 후 5월 대통령 취임하면 본격 당내 유력 인사 진입
기득권 쇄신 등 민심 따라 개혁 리더십 보여야…당내 기반 0에서 시작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새 정부의 초개 국무총리 0순위로 꼽히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총리직을 고사하면서 향후 당내 역학 구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현재 4월 합당을 목표로 협의하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정부를 약속한 이상, 앞으로 안철수 위원장이 마음먹기에 따라 당권을 노릴 수 있는 입장이다.

안 위원장에게 놓인 과제는 녹록치 않다. 우선 당내 지지 기반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당원들이나 국민이 바라보는 안 위원장의 이미지도 평가가 갈린다.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안 위원장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총리직 고사의 뜻을 밝히면서 기자들의 '당권' 질문에 "우선 지방선거는 생각이 없다"며 "당권이라는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임기가 내년이니까 지금 당장 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는 이날 "좀 더 국민 옆에 다가가서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대중 정당의 모습을 갖추는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은 일부 기득권을 옹호하는 그런 정당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그런 인식 뿐 아니라 행동까지 바꾸는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건 국민의힘을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미래 발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생각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면으로 제가 할 일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자신했다.

최대 약점인 자신의 당내 지지 기반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이날 "당 개혁의 가장 큰 힘은 바로 국민"이라며 "국민들이 이 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민심이 모이게 되면 정당이라는 것, 정치인은 거기에 따라 바뀌어 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민심"이라며 "현재 민심이 양쪽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굉장히 큰 상황이다, 그런 부분들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일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준석 당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공식 임기는 2년으로, 2023년 6월 10일까지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1년 뒤면 한참 뒤"라며 "그동안 여러가지 많은 일들이 생길 것 아닌가, 그건 그때가서 판단할 생각이다, 원래 정치에서 그런 일들은 장기계획 세운다고 그대로 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내부는 안 위원장에 대해 복잡하게 바라보는 심정이다. 내부에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보 취재에 "정치는 대의명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안철수 위원장은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완주해도 승산이 없어지자 윤석열 후보로 보수야권 후보를 단일화하는 승부수를 던져 자신에 대해 국민들이 재평가할 시간을 벌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0.7% 신승이었다고 해도 대선 승리는 승리"라며 "정권 교체와 다당제 정치개혁이라는 대의를 안았지만, 정권 교체에 성공했어도 다당제 정치개혁은 버렸고 결국 양당의 품안에 들어왔다, 이제부터가 사실상 안 위원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국힘 내부에서도 여러 시선들이 있다"며 "안 위원장은 합당이 끝나는대로 당내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해야 한다, 지방선거가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1년간 어떤 리더십을 보이느냐에 따라 당내 우군이 늘어나느냐 마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또다른 관계자는 이날 본보의 취재에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결과는 어떻게 되든 이준석 대표 등 현 지도부의 책임으로 갈 것이기에, 두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인수위원장까지 맡은 안철수 위원장이 역할을 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은 거대 양당 쏠림 현상을 당 외부에서 바꾸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건 오는 5월 여당으로 탈바꿈할 국민의힘의 건전한 정당 운영과 생산적 개혁일 것이다, 안 위원장이 이를 앞장서서 이룰 경우 당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그는 "국힘 내부는 정치 자영업자들의 이합집산-공생 관계와도 같은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안 위원장은 우선 '민심'이라는 우군을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밖은 잘 몰라도 안에서는 경우에 따라 살벌한 싸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 위원장이 강한 리더십으로 이를 돌파하고 '중도 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의 시간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남은 5주는 공동정부 구성을 위해 애쓰고 잠시 쉬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역할이 끝나게 되면, 안 위원장은 비로소 본격적인 여당 정치인의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