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한동훈 굳건하겠지만 ‘네거티브’ 피해자 아닌 ‘배신자’로 이미지 변화
한동훈 1차 과반 달성 못할 경우엔 ‘어대한’ 장담 못 해 공세 더 거세질 것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가 7·23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 후보를 향했던 무수한 의혹들이 ‘네거티브’가 아닐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후보의 실책으로 ‘어대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해 당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투표에는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후보는 지난 17일 CBS 주최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법무부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로부터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한 후보는 국민의힘 당원은 물론 의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열린 서울·인천· 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연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2024.7.17.(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 후보의 ‘입 리스크’로 동료 의원이 야권에 공격받을 빌미가 제공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역풍이 발생할 조짐이 보이자 한 후보는 즉각 사과했다. 하지만 경쟁 후보들이 해당 문제를 지속 거론하고 있어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한 후보가 18일 KBS주최 방송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사건이 정치적인 기소임에도 법무부장관 시절 공소 취소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자 '당시 담당 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반박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비판까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나 후보는 SNS를 통해 "패스트트랙 사건 기소에 대통령을 끌어들였다. 한 후보의 입이 시한 폭탄"이라고 비판했으며 원희룡 후보도 "패스트트랙 가짜 사과로 동료 의원과 당직자 등 당원들의 가슴을 후벼파더니, 이제는 대통령까지 끌어들인다"며 "한 후보는 당 대표가 아니라 당원으로서도 자격 미달"이라고 직격했다.

1강 한동훈 굳건하겠지만 ‘네거티브’ 피해자 아닌 ‘배신자’로 이미지 변화

정치권에 따르면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결국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이견이 없었다. 

한 후보는 공소 취소 논란 전 네거티브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누렸다. 경쟁 후보로부터 무차별한 의혹 제기를 받으며 동정론도 형성됐다. 그러나 한 후보의 폭로로 네거티브 피해자라는 이미지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대신 피해자에서 배신자라는 이미지는 강해지는 중이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동료 의원을 제물로 삼았다는 지적과, 제기됐던 많은 의혹이 겹치며 프레임 공세를 벗어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후보에게 배신자라는 프레임이 강해지겠지만, 전당대회의 판도를 단번에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 당원 투표 시작 직전 논란이 발생해 파급력이 전달될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한 후보에게 마지막에 돌발 악재가 발생한 것은 맞다. 경쟁 후보들 또한 한 후보가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확장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시점이 늦어) 판을 흔들 정도로 강한 파괴력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동훈 1차 과반 달성 못할 경우엔 ‘어대한’ 장담 못 해 공세 더 거세질 것

다만 ‘어대한’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가 압도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거둠으로써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강성 보수층이 결집했고, 나 후보와 원 후보가 단일화 대신 표 분산 전략을 택해 결선투표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한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입 리스크의 여파가 결선 투표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 어대한이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제기됐던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 법무부장관 시절 여론 조성용 댓글팀 운영 의혹, 비례대표 사천 의혹이 더 이상 네거티브로 여겨지지 않는 것도 어대한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한 후보가 공소 취소 폭로를 하기 전에는 의혹 제기에 대해 모두가 단순히 ‘네거티브’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한 후보가 배신자라는 이미지가 생김으로써 당원들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합당한 의혹 검증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라며 “따라서 한 후보가 과반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졌고, 만약 1차에서 과반을 넘기지 못한다면 결선투표에서는 어대한이 무너질 변수도 상당히 많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당원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투표가 진행된다. 이어 21일부터 22일까지 ARS를 통해 당원 투표 및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이뤄지며 23일 전당대회에서 당선자가 발표된다. 당대표의 경우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오는 28일 결선투표로 최종 당선자가 선출된다. 이번 전당대회 룰은 당원 80%·일반 여론조사 20%가 반영된다. 총선 패배 후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취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