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경수 복권으로 차기 대권주자 힘 빼기 시도
한동훈-이재명 양자구도 깨져 정치적 주목도 감소
韓 당정관계 재정립·세력 확장 계기 마련 실익 챙겨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재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여당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정치화합’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지사 복권은 국민통합보다 차기 대권 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한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현재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양자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 대표가 이 대표의 대항마로 부상한 덕에 한 대표의 몸집은 빠른 속도로 커지는 중이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과의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한지아 의원. 2024.8.12/사진=연합뉴스


한 대표가 여권의 대권주자로 입지를 쌓음에 따라 윤 대통령의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주류 또한 친윤계에서 친한계로 재편됐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레임덕의 가속화를 늦추기 위한 목적으로 김 전 지사 복권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됐다. 

통상 여권에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야권 분열을 위한 카드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 지방선거까지 2년, 대선까지 3년이 남아있어 정치적 목적으로 김 전 지사를 복권하기에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다. 

이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은 야권 분열보다 한동훈-이재명 양자구도에 균열을 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된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한 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는 ‘이재명 대항마’라는 국민적 관심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선거가 없는 시기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을 결정한 것은 야권 분열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봐야한다”면서 “이 대표의 경쟁자로서 한 대표가 몸집을 키우고 있으니, (김 전 지사의 복권은) 이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함으로써 이미 실익을 얻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 대표는 과거 여당 대표들과 달리 윤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의 고질병으로 지목된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으로 재정립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함으로써 대권주자로서 홀로 설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한 대표는 중진 의원들과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당내 소통은 물론 리더십도 강화했다. 이는 현재 초·재선으로 구성된 친한계가 중진으로까지 세력을 확장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한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반대하는 것은 대통령이 가진 고유 권한에 맞서겠다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정치인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라면서 “김 전 지사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람으로 당내에서 그의 복권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 한 대표는 그런 당의 우려를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당대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기준으로 건전한 당정관계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