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 기판'이 주목받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개발 현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SKC,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관련 기업들이 기술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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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C가 CES 2025에 전시한 유리기판./사진=SKC 제공 |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리기판은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판 중 하나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고순도, 평탄도, 내열성, 화학적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능이 우수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시장의 미래 기술로 여겨지는 칩렛(Chiplet) 패키징 적용에도 가장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칩렛은 하나의 칩에 서로 다른 종류, 다양한 기능의 칩을 자유롭게 붙이는 기술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고성능 칩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AI 시대 대용량 빅데이터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서는 고성능 메모리를 비롯해 GPU(그래픽처리장치)·CPU(중앙처리장치) 등 반도체 패키지가 필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유리기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술력만 공개됐을 뿐 실물로 나온 제품이 없다. 그렇다보니 기업 간 기술력에 대한 비교 분석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본격 양산에 돌입하지 않은 기술과 제품이다보니 향후 시장과 규모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양산 시점을 예상할 수는 있다. SKC는 내년을 목표로, 삼성전기는 오는 2026년 목표로 한다. LG이노텍은 올해 말 시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유리관통전극제조(TGV) 가공 기술을 유리 기판에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기판의 소재 특성상 가공 과정에서 쉽게 균열이 발생하는데, 삼성전기는 TGV를 통해 균열 없이 미세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은 유리기판에 멀티레이어 코어(MLC)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MLC는 기판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의 소재 구성을 다양화해 신호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업계에선 SKC에서 개발한 유리기판의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반도체용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했으며, 양산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잡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일 미국 CES 2025에 마련한 SK 전시관을 둘러보던 중 SKC가 만든 유리 기판을 들어보이며 "방금 팔고 왔습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달러에서 2028년 84억달러로 18%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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