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조기 대선을 겨냥해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인물로서 중도층 외연 확장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는 한 전 대표에게 양날검으로 적용돼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머지않아 찾아뵙겠다”라면서 정계 복귀를 암시했다. 윤 대통령 탄핵 가결 사태로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두 달 만이다.
한 대표의 복귀 예고에 친윤계는 배신자 프레임으로 즉각 견제에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16일 SNS를 통해 “한 전 대표가 기지개를 켤 때가 아니다. 책임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전 대표가 지금 나서면 당의 혼란을 불러올 뿐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시간을 빼앗는 것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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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월 9일 비공개로 진행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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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성북구을 당협위원장도 한 전 대표를 향해 “20년 이상 자신과 함께 일하고, 법무부장관과 집권여당 비상대권을 가졌지만 더 큰 욕망과 사욕에 사로잡혀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인생의 은인의 등에 칼을 꽂았다”라면서 “아직도 부하들을 시켜 감옥에 있는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배신자 프레임을 강조했다.
친윤계가 배신자 공세를 본격화 함에 따라 한 전 대표의 복귀 시점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맞춰 유동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여권에서는 헌재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거론하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탄핵 가결을 주도했던 한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목적으로 등판할 경우 십자포화의 대상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한 전 대표는 보수층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 종료 후 등판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여권 잠룡 중 비상계엄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한 인물이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조기 대선에서 중도층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후보로 평가된다. 다만 한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윤 대통령과 잦은 마찰을 빚었고, 탄핵 가결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배신자’로 지목된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강성 보수층이 결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한 전 대표가 경선에서 당원의 표심을 확보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음에도,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패배한 전례가 있다. ‘배신자 프레임’이 한 전 대표 정계 복귀의 중요한 변수로 여겨지는 이유다.
한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이들은 배신자 프레임 극복을 위해 ‘당원 소통’에 주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탄핵을 가결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설명하고, 당원들을 위로해 갈라진 당심을 수습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복귀 일성에서 여권 잠룡 중 유일한 50대라는 점을 앞세워 정치권의 변화와 비전도 강조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40대 기수론으로 정치권의 세대교체 이슈를 선점한 만큼, 정치권의 ‘시대교체’를 어젠다로 제시할 것으로 파악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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