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28일 사고 관련 미디어 브리핑 개최
"유가족 모두 직접 찾아 만나겠다"
'사고 원인' 질문에는 묵묵부답..."책임 소재 운운할 단계 아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피해자 지원과 사고 수습, 그리고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지난 25일 경기 안성시 일대에서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 공사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및 유가족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임을 이유로 말을 아꼈다.

   
▲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28일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서 사고 관련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했다. 

주 대표는 먼저 사과문을 낭독하며 2회가량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그는 “지난 25일 당사가 시공 중인 ‘세종-안성 고속국도’ 공사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 및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한 조치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해당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오전 9시 49분께로 론칭 장비를 이용해 DR거더를 거치하는 구간이었다. 청용천교 포천방향 A2~P3 구간에서 런처 장비가 후방으로 이동하던 중 거더가 낙하하면서 작업 중이었던 근로자 10명이 추락했다. 포천방향 청용천교 교량 길이는 총 265m로 최고높이 56m, 최저높이 38m다.

사고 발생 이후 오전 10시 소방대 및 경찰이 도착했으며 10시 8분부터 40분까지 재해자 9명은 평택 굿모닝병원·아주대병원·단국대병원·동탄 한림대병원·안성의료원으로 이동해 응급실에 도착했다. 오후 2시 27분께에는 실종자 1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사망자 4명은 영안실에 안치됐으며 부상자 6명은 중환자실로 입실해 수술이 진행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 수습과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적 지원 및 원인 규명, 현장 수습 협조 등을 약속했다.

유가족들에 대해서는 장례 절차 및 관련 지원, 산재보험 유족급여 안내, 정신적 충격 완화 심리상담 지원 등을, 부상자들에 대해서는 부상 및 재활치료 지원, 생계비 지원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고로 인해 간접적 피해를 입은 인근 민가 주민들에 대해서도 피해조사 및 불편사항 해소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 및 관련 기관 조사 시 적극 협조하고 관련 기관 조사 종료 또는 승인 후 국도 34호선 도로를 포함해 주변 시설에 대해 조속한 복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 왼쪽부터 현대엔지니어링 김정배 안전품질본부장, 주우정 대표이사, 박상준 건축사업본부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주 대표는 “고인과 다치신 분들, 가족분들, 유족분들을 지원하는 게 현재 급선무이고 중요한 사항”이라며 “생계비의 경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날부터 일부 지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가 시작됐으며 저희는 투명하게 있는 대로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협조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 대표는 유가족 대면 사과 등에 대해 “사고 직후 고인을 모시고 다치신 분들을 병원 이송하는 동시에 유족 및 사고 부상자 가족들을 우리 회사 담당자들이 배정돼 이후 시점부터 지금까지 계속 지원해 드리고 있다”며 “전날까지는 아직 유가족이 못 오신 분도 계시고 저를 만나는 걸 어려워하시는 분도 계셔서 여섯 분 가족밖에 뵙지 못했지만 추후 개별적으로 열 분 가족을 직접 찾아뵙고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고 원인 및 재시공, 공동도급사 책임 분담 여부 등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임을 이유로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주 대표는 “고인을 잘 모시고 다치신 분들을 빨리 낫게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유족분들이 병간호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사고로 입은 고통을 위로해드려야 할 상황에서 지금 책임 소재를 운운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향후 조사를 통해 법적인 사항이 나오겠지만 저희는 책임지는 자세로 실질적인 위로와 보상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희를 포함해 3개사가 공동 시공했지만 저희가 시공 책임자인 상태에서 책임 의식을 갖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평상시 안전교육 및 사고 당일 안전장치 설치·안전장비 착용 등은 문제없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김정배 현대엔지니어링 안전품질본부장은 “작업 전 매일 아침 일일 회의를 진행한 뒤 해당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장치와 장비에 대해 점검하고 위험성 평가를 하고 있다”며 “필요한 당일 교육 및 안전 조치 등 여부는 확인 후 작업에 투입된 상태였으며 안전모, 안전고리, 낙하방지망 등은 완벽히 설치돼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주 대표는 “안전과 품질에 있어서는 저희가 양보할 대상이 전혀 아니고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하며 저희가 존재해야 할 이유 중에 하나”라며 “법적인 사항을 넘어 미비한 점을 지속해서 보완해 만족하는 수준 없이 저희가 할 노력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따라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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