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경기 불황 속 '서민의 발'로 통했던 경차가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대형차 선호 확산 속에 올해 경차 판매량이 7만 대 아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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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2024 모닝./사진=기아 제공 |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국내 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경차는 5626대로, 전년 동기(8983대) 대비 3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등록 대수도 3만809대에 그치며, 지난해(4만6517대)보다 33.8% 급감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연간 경차 판매량은 10만 대는 물론 7만 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20.0% 줄어든 9만9211대에 머물렀다.
경차 판매는 2012년 21만6221대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걸었다. 2021년에는 9만8781대로 10만 대 선이 무너졌으나, 같은 해 현대차가 첫 경형 SUV 캐스퍼를 출시하며 반등의 기회를 맞았다. 캐스퍼 인기에 힘입어 2022년에는 13만4294대, 2023년에는 전기차 레이EV 출시 효과로 12만4080대까지 늘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업계는 경차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소비자 취향의 변화와 신차 부재를 꼽는다. 레저용 차량(RV) 수요가 늘며 대형화·고급화가 가속화된 데다, 쉐보레 스파크 단종 이후 국내 경차는 기아 모닝·레이(내연·전기차)와 현대 캐스퍼 등 4개 모델로 사실상 고정된 상태다.
특히 캐스퍼 기반 전기차인 캐스퍼EV가 크기 증가로 인해 소형차로 분류되면서 경차 등록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실적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도 경차 시장 축소에 한몫했다. 수익성이 낮은 경차보다 중대형 고가 차종에 집중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도 대형차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며 "독보적 매력을 가진 신차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경차는 구조적 쇠퇴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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